최근 수수료수익 감소 등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고 있는 증권업계가 부자고객 모시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 대우, 동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PB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 LG 등 대형 증권사들은 고유 브랜드명을 갖고 적게는 1개부터 많게는 5개까지 프라이빗뱅킹(PB) 센터<표 참조>를 운영하면서 부자고객을 모시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동원증권 등 자체적으로 PB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본사 내 PB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케이스도 많다.
강남 압구정동에 위치한 대우증권 PB센터 한 관계자는 “현재 경기악화에 따라 PB 영업이 주춤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서는 신규고객을 유치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 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압구정동에서 인접 테헤란로까지 은행, 증권 등 금융권 PB센터가 20여개에 이른다”며 “은행, 보험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등 영업환경이 보다 악화됐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의 경우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LG카드 사태의 불똥이 LG증권에게도 튀어 신규 고객 유치는 물론 기존 고객을 잡기도 더욱 어려운 처지다.
강남역에 위치하고 있는 LG증권 금융센터 한 관계자는 “LG카드 사태 여파로 PB영업에 신경쓸 겨를도 없다”며 “부자고객을 상대로 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는 수익을 맞추기 힘들어 지난해부터 주식영업까지 가미했으며 현재로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더욱 주식영업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금융센터의 총자산 3500억원 중 주식예탁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억으로 현재는 6%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동원증권은 기존의 PB센터를 폐쇄하고 새로운 전략으로 PB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케이스.
동원증권은 지난 1999년 말 강남에 PB센터를 갖추고 부자고객모시기에 나섰으나 지난해 11월 이 센터에서 탈피, 본사 IB사업본부 내 기업금융팀의 한 파트로 규모를 축소했다.
동원증권 한 관계자는 “지난 3여년 동안 PB센터를 운영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결국 PB센터를 운영해 부자고객모시기보다 기업금융팀의 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주주의 개인자산을 관리해 주는 영업전략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국 동원의 경우도 PB센터 운영이 증권사의 수익창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자인한 셈.
이에 대해 대우증권 김종태 압구정 지점장은 “은행과 비교할 때 증권사의 고객 DB는 질적인면이나 양적인 면에서 충분치 않은 것도 증권사 PB의 약점”이라며 “은행 등 타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요증권사 전담센터 운영 현황>
홍성모 기자 hs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