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ELF가 신통치 않다. 지난 20일 은행·증권·투신 등 최초의 금융권 공동상품인 코리아ELF가 본격 판매에 돌입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무덤덤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첫날 판매실적이 9억원 정도에 그치는 한편 이튿날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사 중 가장 실적이 좋다는 S사의 경우에도 1억5000만원에 불과하고 L사와 M사가 1억원 정도였으며 D사의 경우 고작 1000만원의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특히 이틀째는 아예 판매를 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이에 대해 증권업협회측은 판매기간이 길기 때문에 고객들이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판매기간이 14일이나 되다보니 고객들이 마지막 날까지 자금을 다른 곳에 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초반실적이 시들한 것 같다”며 “판매를 시작한 2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의 주가평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첫날 가입하는 것이나 마지막날 가입하는 것이나 똑같아 고객들은 주가추이를 지켜본 후 막판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기존 ELS상품과 비교해서 코리아ELF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주가가 올랐을 경우 수익률이 더 크다는 것 하나 뿐이다. 그 외에는 원금보장이나 리스크 등 기존상품보다 단점이 더 많기 때문에 고객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
이와 함께 현재 주가가 너무 올라 향후 더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최근 MMF 등 환매사태에 따른 투신권에 대한 불신도 고객들의 미온적인 반응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현재 주가가 너무 올라 더 이상 오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다 내년 상반기 중 주가가 1000p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코리아ELF에 대한 매력을 못느끼고 있다”며 “또 최근 카드사 유동성 문제와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등의 악재로 인해 주가가 30p 이상 떨어진 점을 감안, 이 같은 문제점들이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