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식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투신협회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투자대안이 위험도를 분석하고 단계적으로 주식의 편입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근로자의 퇴직금을 보장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성 있는 투자대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 연구위원은 바람직한 투자대안으로 4가지의 단계로 나눠 주식편입 비중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도입기에는 퇴직연금 펀드에 주식비중을 일정률(고 연구위원은 20%를 제안) 이하로 유지해 5년간 운영하게 된다. 성장기인 6∼10년 동안은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한다.
하지만 전체 투자대비 절반을 넘지 않는 범위를 유지한다. 퇴직연금제도가 정상궤도에 오를 시점으로 가정할 수 있는 10년 이후인 성숙기에는 주식편입 비중이 절반을 넘게 되고 대략 60%선을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도입 20년 후에는 주식투자의 상한선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투자시 개별 기초자산에 준하여 위험도를 허용하고 비중을 점차 늘여나가는 방식이다.
현재 노동계 일각에서는 퇴직연금제 도입시 주식편입은 증시활성화 외에는 별다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보험업계에서는 퇴직연금제의 정체성이 안정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무분별한 주식편입은 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투신협회 관계자는 “퇴직연금제를 도입하면서 시장의 충격을 최대한 줄이고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투자대상에서 주식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는 한편 투자대상 역시 국내상품 뿐만 아니라 해외상품을 편입함으로써 안정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제 중 확정기여형 상품은 개별 어카운트(계정)와 수탁자의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전제됨으로써 포트폴리오 속에서 수익을 구체화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히 증시활성화만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모델의 한 축으로서 주식을 활용해 투자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금융권의 경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sugir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