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카드채 대란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지난 4월 3일 땜질용 카드사 종합대책이 실패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난 4월 정부는 카드사들의 부실 원인에 대한 직접적인 대책을 방치한 채, 카드사의 일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신사가 보유한 카드채권 중 만기가 돌아오는 5조원을 브리지론(매입자금조성)형식을 통해 은행․보험․증권사가 공동으로 매입하는 것을 추진하는 땜질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게다가 카드사별로 재무구조건실화를 위한 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카드사의 부실은 해소되기는커녕 반년만에 제2의 카드채 대란이 임박하고 있는 것이다.
CP 등을 통한 단기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여 방만한 카드서비스 경쟁을 일삼은 미스매치 경영의 필연적인 산물이 바로 이번 카드채 대란임이 부정할 수 없도록 증명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카드사들은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부실의 책임을 오로지 신용불량자들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 즉 부실의 원인이 자산관리공사의 합리적인 채무조정안과 배째라 신용불량자에게 있다는 카드사 경영진의 주장을 반영해 채권추심시간을 밤 11시로 연장하고 가족들에게 연체사실을 통보하는 것을 합법화시키려는 것이다.
카드사의 경영상태가 어렵다는 이유로 심야 채권추심과 가족통보를 허용해선 안 된다. 그동안 카드사들의 불법적인 채권추심행위로 파탄 난 가정이 무려 기하이며 자살자는 또한 얼마인가. 갚을 수 있는 돈을 숨겨놓고 이들이 죽음과 범죄의 길을 선택하고 있는가. 과거의 불법추심에 대한 반성은커녕 이러한 불법을 합법화하려는 카드사들을 우리는 무엇이라 불러야 하겠는가. 채무자라 해서 인권이 없는가. 채무자라 해서 가족이 해체 당해도 할 말이 없겠는가.
현재의 카드사 부실문제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아니다. 지금의 위기는 분명히 그 동안 정부에 의해 조장되어온 카드사의 자금조달과 신용카드 서비스 전체에 걸친 시스템 자체의 결함의 표현일 뿐이다.
고수익은 고위험이 따른다는 것이 시장의 철칙이다. 특히 돈이 돈을 불리는 금융시장에서는 직접적으로 통용되는 시장의 철칙이다. 5%대의 시장금리에도 불구하고 30%대의 고금리를 탐하기 전에 그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먼저 내려야 하는 것이다. 카드사들과 정부는 이 시장의 철칙을 다시금 가슴에 새겨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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