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1단계부터 은행의 일반보험 상품 판매 증가로 중소 손보사들이 흔들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의하면 손보사들의 화재보험 판도가 크게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카슈랑스 1단계에 판매가 허용된 일반보험은 화재보험의 일종인 패키지보험.
당초 보험사들은 패키지보험의 경우 요율이 복잡하고 판매가 쉽지 않아 은행의 영향을 그리 많이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러나 은행의 실적이 보험사들이 예상 했던 것 보다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은행과 제휴에 실패한 중형 손보사들이 당황하고 있다.
최근 중소사들의 화재보험 갱신 건 중 은행에 질권이 설정된 물건은 거의 재계약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대출해준 기업의 화재보험을 패키지 보험으로 전환해 가입을 유도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중소사 화재보험의 잠식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10월 20일 기준 은행의 일반보험 실적은 70억원 수준이며 이중 산업은행이 28억3000만원, 기업은행이 21억원을 판매한것으로 집계 됐다.
업계의 관계자는 “패키지보험이 요율을 해외에서 구득하고 상품이 복잡해 은행 판매가 그리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이처럼 쉽게 은행에게 화재보험을 잠식당한 이유는 방카슈랑스를 판매하는 상위 5개사가 기업종합보험을 개발해 판매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기존의 패키지보험과는 달리 국내 요율을 사용해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를 비롯한 다양한 보상이 가능하다.
따라서 화재보험에서 전환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기업이 은행의 권유를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밝히고 있다.
또 화재보험 등 일반 보험의 유리한 수수료 체계도 이 상품의 판매가 늘어난 한 이유로 분석된다.
화재보험의 수수료는 15%-20% 사이인데, 규모가 큰 건물이나 공장은 보험료 규모가 크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보험을 판매하면 2000만원정도의 수수료가 은행으로 떨어진다.
은행의 관계자는 “연금 등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면 건당 몇 만원의 수수료밖에 못 받지만 화재보험은 수수료가 한번에 많이 들어와 유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기업은행등 기업과 거래가 많고 영향력이 있는 은행들의 기업종합보험 영업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산업, 기업 두 은행이 방카슈랑스로 판매하는 기업종합보험 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패키지보험 상품 판매가 상위사로 몰리자, LG, 현대, 동양 등은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직급 영업인력을 점차 확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직원들의 회사간 이동이 활발해 지고 있다.
LG와 동양은 최근 제일, 신동아, 대한 등 중위사의 대리급 직급사원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소사도 상품 공급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천적으로 이를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향후 금감원과 은행에게 현재 5개사만 제휴하는 정책을 재고해줄 것을 강력히 건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기자 pjw@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