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액결제가 늘어나면서 이로 인해 카드사의 손실부담도 만만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연체와의 전쟁’에서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기여파를 반영한 듯 1만원 미만의 소액결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5만원이상의 고액 결제비중은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의 ‘2003년 상반기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진 소액결제규모는 일평균 2046만건, 34조1460억원으로 건수 및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 0.9% 증가했다.
BC카드의 경우 1만원 미만 소액결제건수가 전체 카드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7.70%로 2001년보다 1.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만원을 넘는 결제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40%대에 접어드는 등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외환카드 역시 2만원 미만의 결제건수는 지난해말 2533만건으로 전년도 1683만건보다 50.50% 증가하는 등 대부분의 카드사들의 소액결제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신용카드 소액결제가 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카드 사용이 일반화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 임노원 홍보팀장은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 소액결제 가맹점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카드 사용이 일반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액결제 건수는 신용카드 손실부담으로 연결돼 카드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예컨대 신용카드 매출전표 한건을 처리할 때 카드사는 가입망(VAN)회사에 100원, 매출전표를 처리하는 은행에 건당 100원을 준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 등을 추가하면 매출 한 건당 400-500원을 지출한다. 반면 가맹점 수수료가 2%인 가맹점에서 1만원의 매출이 발생할 경우 카드사는 200원을 가맹점 수수료로 받게 되나 매출처리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로 200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에 따라 소액결제 증가로 인해 카드업계가 한해 부담해야 하는 손실규모만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씨카드 금액대별 카드거래현황>
(단위 : 만건)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