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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파업, 무엇을 남겼나?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9-03 21:23

성균관대학교 이재웅 교수

2주 째 계속된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2차 파업이 조합원들의 업무복귀가 늘어나면서 정상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부산, 광양, 의왕 등 항만과 공단 물류기지의 대부분 출하작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파업을 국가 주요기능을 볼모로 집단이기주의를 관철하려는 불법행위로 규정했다. 여론도 화물연대가 또 다시 파업을 벌인 것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명분도 없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세계 3위의 컨테이너 항만이던 부산항의 물동량이 5위로 추락했다. 물류대란이 계속될 경우 산업계가 마비되고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게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운송하역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빈발하면 참여정부가 내세우는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는 공연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노조에 대한 입장도 변화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특히 정부는 지난 5월 화물연대의 1차 파업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나름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번 파업 때 정부가 화물연대와 무리한 타협을 했던 것이 파업을 재발케 한 원인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번에 정부는 불법파업의 주동자 및 운송방해를 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일제 검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같은 정부의 엄포가 노동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해서 경제계 뿐 아니라 노조조차 의아해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뿐 아니라 최근의 노조투쟁을 보면서 노동시장의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느끼게 된다.

우선 노조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노조의 힘은 붉은 띠를 두르고 쇠파이프를 들고 꽹과리를 치면서 무단 점거농성을 벌이는데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노조의 힘은 오히려 높은 도덕성과 강한 연대의식에서 나온다. 노조는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야 한다. 기업의 부당한 착취에 맞서서 근로자의 권익을 지키며 근로자들과 강한 연대가 있어야 한다. 이제 노조도 기업에 못지 않게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노조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체 근로자의 12%에 불과한 노조, 그 중에서도 일부 강성노조가 노동시장의 불안과 갈등을 주도하고 있다. 기업의 부당한 착취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끝없이 확대되는 노조의 불법, 과격투쟁이 문제이다. 근로계층의 끈끈한 연대는 간데 없고 노노(勞勞)간 갈등만 심화된다.

최근 강성노조가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쟁점으로 들고 나오는 것은 굉장한 아이러니이다. 결국 노조 대 비노조, 정규직 대 비정규직, 기존 근로자 대 신규 청년실업자간의 극심한 갈등을 빚어낸 강성노조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하겠다는 것일까? 노조의 과도한 투쟁에 대해서는 이제 국민들도 염증을 느낀다. 국민은 분규가 터질 때마다 대책 없이 끌려 다니는 정부도 못마땅하게 여긴다.

노조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지나친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오로지 파업과 투쟁만 일삼는 일부 노조의 도덕성과 대표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제 노조도 변해야 한다. 이런 변화추세는 앞으로 합리적 노동운동과 협조적 노사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반면에 일부 강성노조의 경우 경기가 좋든 나쁘든, 회사가 이익을 냈든, 어려움에 처해있든 해마다 파업을 일삼는다. 게다가 일부 노조는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노동의 경영참여 및 노조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정치투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와 같이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극렬한 파업을 벌이는 것을 볼 때 강성노조가 추구하는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심히 우려된다. 이제 정부는 법과 원칙을 엄정히 지키고 노동시장의 불법 행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이것이 산업평화와 경제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다수 국민의 기대에도 부응하는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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