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전국증권산업노조에 따르면 지난 27일 증권사 사장단측에 2차 교섭을 신청했지만 사장단측에서 임단협 교섭권을 경총에 위임한 후 불참하면서 2차 교섭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증권노조는 임단투 관련 투쟁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노조가 올 임단협과 관련 부딪히는 문제는 대략 두 가지다. 그 하나는 물리적인 시간부족이다. 9월이 시작되면서 올해도 4개월 남짓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이처럼 시간에 쫓기며 사장단과 경총에 끌려다니지나 않을까 고심하고 있는 것.
또 하나는 최근 국내 노사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다. 국내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노사간 불화합이라고 치부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경총과의 협상에서 ‘주5일 근무제’를 끌어낸 점은 큰 성과로 평가되지만 증권산업에 대한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총과 협상을 벌일 경우 현재의 분위기와 맞물려 크게 불리한 협상이 이뤄질지도 모른다고 증권노조측은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노조는 지난 6월 임단협 산별 교섭권한을 증권업협회에 위임해 줄 것을 요구했고, 증권사 사장단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을 약속했지만 결국 협상 교섭권을 사장단측이 경총에 위임하면서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현재 교섭권을 협회로 위임하라는 요구에만 집착할 수도 없고 경총과 교섭을 벌이는 것도 무리여서 진퇴양난에 빠져든 셈”이라며 “시간에 쫓기는 상태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임단협 관련 요구안과 교섭방안 등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