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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경영 참여 ‘형식’이 문제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8-20 19:59

합의·협의문 놓고 번번히 의견차

상호신뢰 구축없는 경영참여 무의미



노조의 경영 참여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대통령과 야당인 한라당이 나서서 노조의 경영 참여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각종 외신들은 국내의 경쟁력 약화를 이른바 ‘강성 노조’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업종 보다 상대적으로 노조의 경영참여가 활발한 금융권의 사례로 보아 노조의 경영 참여는 결국 상호신뢰 구축이 핵심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 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의 경영참여는 경영권에 간섭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조직의 발전과 은행원의 권익신장을 위한 노력”이라며 “실제로 노조가 참여할 수 있는 범위도 직급이 낮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사와 이동 등에 국한됐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노조 관계자도 “경영진이 투명하게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을 한다면 노조가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며 “최소한의 정보 공유도 하지 않으면서 노사간 신뢰구축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경영진의 고유한 권한인 인사와 전략 수립에 해당하는 분야까지 간섭하려 하는 것은 노조 설립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물론 경영진도 공개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노조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은행권의 경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당 부분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97년 이후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해 각종 인사 및 제도 운용에 관한 노사간 협의가 정례화되고 있다.

지난 2000년 단체협약을 통해 고용안정 협약 및 회사발전 협약을 제정키로 했으며 2001년도에는 노사정위원회에서 결정한 주요 사항을 가능한한 반영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 끝에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됐고 비정규직원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도 금융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경영 참여 확대가 조직의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향상시켰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각종 협의 내지 합의문을 놓고 사후에 노사간 첨예한 견해차를 보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결국 노사의 신뢰구축이 노조의 경영참여의 수위와 성과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광주, 경남은행이 기능재편에 대한 AT커니와 지주회사의 방안을 놓고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에는 조흥은행이 정부의 지분 매각을 놓고 영업을 정지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신임 행장의 선임을 둘러싸고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하나의 문제를 놓고 노사간에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신뢰구축의 미흡은 언제라도 갈등을 대형 사고로 확산시킬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경영진들이 노조를 적대시해 회사 경영으로부터 배제 내지 소외시키려는 만큼, 노조도 회사 발전의 동반자로 역할하기보다는 자기이익에만 몰두하게 되어 소모적인 노사관계 관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각종 협의를 통해 도출된 공동안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서명을 한다던지 외부에 공표하기를 꺼리는 것은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자칫 노조가 서명을 빌미로 경영진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경우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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