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Ⅱ는 금융기관의 신용상태를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 예금자들도 쉽게 읽고 평가할 수 있는 국제적인 시스템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선진금융시장은 바젤의 신 협약정신에 기초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바젤Ⅱ가 우리 경제가 명실상부한 선진경제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남미의 아르헨티나나 브라질과 같이 선진국 문턱에서 좌초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새로운 금융시장에 대한 대응은 우리 금융계의 당면과제일 뿐만 아니라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한 도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 98년 IMF는 신용위기
전문가들은 98년 IMF ‘외환’위기는 외부에 나타난 결과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엄밀히 말하면 ‘신용’위기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의미에서 IMF위기는 통제가 가능한 위기였으며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자기자본규제를 92년 이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면 금융위기를 충분히 피해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딜모아 글로벌 컨설팅 박시대 소장은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의 근본적인 신용상태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은행의 신용리스크관리에 무지했던 결과”라고 지적했다.
IMF 경제위기 이후 금융계는 지배구조의 개선, 사업부제의 도입 등 하드웨어적인 부문과 리스크관리, 성과관리, 내부이전가격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문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나 은행리스크관리의 핵심인 신용리스크 분야에서는 아직 그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환은행 김준닫기

■ 바젤Ⅱ 도약의 기회 삼아야
이번 바젤위원회의 재검토의 주목적중 하나는 은행 내 리스크관리 수법인 내부신용등급기법(IRB approach)을 규제상 인정하는 길을 열어주자는데 있다.
내부신용등급 기법은 규제대응 목적 뿐만 아니라 세밀한 리스크 분석을 경영상 살릴 수 잇는 장점이 있는 반면 데이터확보, 시스템 구축, 분석능력과 결과해석능력의 구비, 경기예측을 통한 자기자본의 전략적 책정능력 등이 요구돼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의 바젤 신 협약에 관한 연구와 논의는 금감원 및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자들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신 자본협약의 참여에 대한 일정을 구체화하고 금융권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도입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젤Ⅱ의 도입은 은행간 리스크관리 능력과 자산의 건전성 격차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낼 뿐만 아니라 격변하는 금융시장의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를 측정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내부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지고 양질의 자산을 보유한 은행일수록 자산건전성 지표가 상승해 자본조달에 있어서도 절감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신 자본협약의 내용이 신용 리스크평가가 실제 영업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기본 정신아닫기

이미 선진 은행들은 고급 IRB를 이용한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용에 나서고 있으며 각국의 대형은행들 역시 이 같은 대열에 앞 다퉈 동참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바젤Ⅱ 시행에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느냐는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를 국가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국제금융시장 진출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이상호 RARC팀장은 “고급 IRB를 사용할 수 있는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개별 부서에서가 아닌 전행적인 대비가 있어야 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은행팀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