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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노조 아껴둔 ‘포문’ 열다

박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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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6-25 10:04

이위원장“신한은행의 피해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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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노조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신한은행의 이건희 위원장은 지난 5월23일 당선이 확정됐지만 공식적인 취임이 지난 6월24일인 관계로 그동안 발언을 삼가해 왔다.

신한금융지주회사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합병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였음에도 불구하고 6월24일 이전까지 당선자라는 신분 때문에 별반 의견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공식적으로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구성되기 이전까지는 말을 아끼는 것이 노조의 관례 아닌 관례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칫 지분 매각과 관련해 조흥은행의 감정이 극도로 격앙된 상황에서 신한은행의 노조가 의견을 개진한다면 자칫 ‘勞勞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의 합병은 동등한 입장이 아닌 사실상 피합병에 가까운 형태, 즉 신한은행이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가운데 합병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별반 소득이 없다는 여론도 우세적이었다.

이렇게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조심스런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일부에서는 이위원장과 노조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컸던 것도 사실이다.

조흥은행의 지분 인수와 관련해 “신한금융지주회사와 신한은행은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거저 먹기식으로 조흥은행을 인수하려 한다”는 식의 여론이 확산됐을 때는 노조 차원에서라도 대응을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욱이 우월적 지위에서 합병이 추진되더라도 인력과 조직 등의 피해를 입는 것은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라는 직원들의 볼멘 소리도 만만찮게 나왔다. 기존의 합병 사례를 보면 중복 점포와 업무의 조정 등의 과정에서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수반됐음을 감안하면 신한은행의 인력도 상당 부분 조정기를 거칠 것은 쉽게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6월24일 신한은행 노조는 조흥은행측의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합병에 반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위원장은 이날 노조 이•취임식에서 “(인력)구조조정은 기본적으로 노조의 동의가 없이는 할 수 없으나 그 쪽(조흥은행의) CEO를 통해 해결하겠다”며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합병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위원장은 “브랜드 사용 문제에 대해 현재로서는 정부와 노조, 신한지주측이 작성한 합의문을 번복할 수 없는 만큼, 3년후 실제 합병시 브랜드가치를 평가해 신한측 입장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러한 이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금융계 일부에서는 신임 노조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일종의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 설립 이후 가장 혼란스런 한달을 보내는 과정에서 침묵하고 있던 노조가 나름대로의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조합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포석이 깔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옛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합병 과정에서 하나은행 노조는 서울은행과의 합병이 하나은행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출범을 전후해 우리은행 노조에서도 경남, 광주은행이 우리은행은 물론 우리금융지주회사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금융그룹이 특단의 조치를 위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약속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한 노조 간부는 “조흥은행은 파업 기간 중 하늘색의 옷을 입었지만 우리는 짙은 청색의 옷을 맞춰 입었다”라며 “신한은행과 조합원은 분명히 우리만의 색깔이 있고 이제 그 색을 드러낼 때”라며 향후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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