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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전산대란 피하나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6-18 21:50

조흥은행 노조가 18일,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전산망 다운에 대비, 감독당국과 은행 경영진, 타은행 등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정부는 이미 파업 이전에 경찰력을 전산센터에 배치, 노조원들의 시스템 접근을 막고 있어 예고한 대로 조흥은행 전체 시스템이 한순간 멎어버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없어졌다.

하지만 전산센터 내에는 원활하게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력보다 10여명 이상 모자란 36명의 직원만이 근무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결제가 집중되는 25일 전후에 금융대란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산센터내 상황



18일 오후 5시 현재, 서울 강남의 조흥은행 전산센터내에는 박내순 부행장과 홍사능 부본부장(CIO)을 포함한 16명의 관리직원,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필수 대체 직원 36명, 외부 협력업체 직원 48명 등 총 100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앞서 16일 오후, 전산인력 315명은 센터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지난 16일에 투입된 경찰들은 호스트, 서버 등 각종 전산기기들이 있는 센터 건물 3,4,5층에 집중 배치돼 있으며 내외부인들의 센터 출입을 막고 있다. 역시 16일에 투입된 금융감독원 IT업무실 검사역 6명은 본지점간 온라인 가동여부와 조흥은행 직원들의 근무 동향 및 외부 출입을 파악, 통제하고 있다. 금감원은 청주의 백업센터에도 4명의 검사역을 파견해 놓고 수시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경찰이 내부 시스템의 불법 접근을 막고 있으며 해킹, 데이터 파괴 등 외부에서의 전산업무 방해 작업에도 대비해 놓은 상태라 전산시스템이 일시에 마비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조흥은행도 18일 현재 전산시스템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인터넷뱅킹 및 폰뱅킹센터를 통한 모든 업무가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파업이 7일 이상 장기화되면 시스템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흥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 인력은 50여명이지만 센터내에 근무하고 있는 인력은 36명에 불과하다. 대체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 직원들이 7일 이상 출입을 통제 당한 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운용하기 어렵게 된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조흥은행 업무를 모르는 타행 인력이나 금감원 인력은 시스템을 운영하기 어렵다.



과거 사례와 예상 피해



합병 반대 때문에 은행 전산시스템이 중단될 뻔한 위기는 98년, 2000년에 두 차례 있었다. 지난 98년 6월 29일, 퇴출이 결정된 동화 동남 경기 등 5개 은행의 전산부서 직원들은 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패스워드를 가지고 강원도로 잠적했다.

곧 신한 한미 국민 등 인수 은행 전산 직원들이 퇴출은행의 전산센터에 투입됐지만 첫날에는 퇴출은행 전산 직원들의 소재를 수소문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등 전산시스템 초기 장악에 실패했다. 결국 퇴출은행의 핵심 전산인력이 자의, 타의로 복귀하고 IBM, 유니시스 등 주전산시스템을 구축한 벤더들의 도움을 받은 5~6일 후에나 시스템을 정상 가동시킬 수 있었다.

지난 2000년 12월에는 국민-주택은행이 합병반대 파업을 벌이면서 고객들이 혼란을 겪었다. 당시 국민-주택은행 전산부서의 파업 참여율은 각각 90%와 70%를 넘어섰다.

전산인력들이 근무지를 이탈하면서 파업 시작 당일인 26일, 두 은행의 현금입출금기(ATM) 가동은 완전 중단됐으며 신한 한빛 기업 등 예금 대지급을 준비하던 3개 은행은 제때에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해 고객들의 원성을 들었다. 결국 금감원이 나서 27일부터 3개 은행에서 팩스와 전화,창구를 이용해 지급 업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파업이 진행되는 7일간 슈퍼마켓, 편의점 등의 CD기 이용률은 두배 이상 증가했으며 두 은행의 예금은 1일 평균 1조원씩 빠져나갔다.

이번에 조흥은행 파업으로 인해 전산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 정확한 피해금액을 계산할 수는 없지만 국민-주택 파업 당시를 상기해 보면 역시 1일 평균 3~4천억원의 예금이 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흥은행은 일단 인터넷뱅킹, 홈페이지, 영업점 등에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며 예금 지급 불능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대고객 메시지와 안내문을 내보내고 있다. 예금이 빠져나가도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타은행 반응



우리금융그룹의 IT자회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어음결제, 타행환, 대외계 등의 혼란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그외 은행들은 대체로 금감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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