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금융계 일부에서는 조흥은행이 참여하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향후 모습과 지주회사 내에서 조흥은행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2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조흥은행이 독자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때문에 다른 합병은행과는 경우가 다르다.
하지만 결국 신한은행과의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조흥은행으로서는 부담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회사도 조흥은행이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에 대해서는 같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 비춰 조흥은행도 철저하게 지주회사로부터 경영권이 철저히 분리돼 신한은행과의 마찰은 최소화할 수 있지만 중복 내지 인근점포에 대한 재배치, 그리고 이에 따른 일부 인원 조정 등의 불안감은 신한은행 직원들도 동일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한은행 직원들의 정서를 파악한 신한은행 노동조합은 조흥은행의 자회사 편입이 신한은행 직원들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될 것을 지주회사에게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조흥은행은 2년간 독자적인 경영권을 영위하기 때문에 형식상으로는 현재의 경영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조흥은행 차원에서 분위기 쇄신과 경영의 효율성 차원에서 일부 임원에 대한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2년의 시간은 독자적인 경영을 유지하는 시간인 동시에 신한은행과의 합병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조흥은행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기왕에 신한지주회사에 편입되고 신한은행과 합병을 해야 한다면 가급적 대등 내지 유리한 입장에서 합병을 추진하기를 희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금융계 일부에서는 조흥은행의 자회사 편입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지주회사가 대표적인 경우라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우리은행 외에 경남, 광주은행이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데 여전히 이들 은행의 향방은 분명하지 않다.
여전히 은행 안팎에서는 완전한 독자생존 내지 우리은행으로의 편입 등 은행의 진로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지방은행의 진로에 대해서도 3년 가까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신한은행보다 역사가 깊은 조흥은행을 신한은행과 합병시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