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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운영리스크 관리 ‘허점’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6-04 22:31

국민銀 카드 고객정보 유출…내부 보안 허술함 드러내

바젤II 도입시 경쟁력에 치명타…IT시스템 등 강화해야



국민은행의 BC카드 고객 23만명의 거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최근, 밝혀져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고객 정보가 밖으로 새나가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은행내 운영리스크 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 금융규제 제도를 기준으로 한 금융기관의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면 이번 사건은 매우 심각한 사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2001년 7월부터 2002년 6월까지 제휴, 통신판매업무를 했던 중소 홈쇼핑업체 C쇼핑에 BC카드고객 23만명의 신용카드 거래정보가 유출됐다.

고객정보가 파일로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는 국민은행과 C쇼핑이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자체 조사결과 내부직원이 고객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없으며 제휴업체가 공동 작업중에 빼갔을 것이라고 하는 반면 C쇼핑은 메일발송이 늦어져 국민은행 카드 마케팅사업부로부터 통째로 파일을 넘겨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국민은행 담당 직원은 퇴사해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은행이 제휴업체와 메일 발송 거래를 할 때는 통상적으로 고객의 이름과 주소만을 인쇄된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나, 이번에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는 물론, 신용카드번호와 홈쇼핑에서의 물건 구매 금액 까지 포함돼 있다.

제휴업체는 유출된 고객정보를 불법 카드깡업자 등 브로커에게 1인당 3000원씩 받고 팔아넘기려고 하기까지 했다.

이는 은행이 전산부서에서 고객 정보를 파일로 만들어 현업 부서로 넘긴 이후에는 외부 침입이나 정보 유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금융사고, 사기, 시스템 오작동 등 내부통제나 정보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운영리스크 관리가 부실한 것이다.

올해 말, 완성되는 바젤II(Basel II)가 오는 2006년 국내에 도입되면 운영리스크가 높을수록 매우 불리해진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위험가중자산 산출방식은 표준방식으로 자산의 종류에 가중치를 곱한다. 바젤II에서는 각 자산별 부도율 또는 손실율을 은행 내부적으로 산출하게 한 후 이를 위험가중치로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바젤II에서 가장 새로운 것은 시장위험 및 신용위험이외에 운영리스크가 새롭게 BIS 비율 산정의 한 요소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즉 시장, 신용리스크가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운영리스크가 포함되면 BIS 비율은 낮아진다.

바젤II 기준으로 보면 국민은행의 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건은 BIS비율 산정시 치명적인 부담을 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운영리스크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 사실을 감독당국과 내부 직원, 피해 고객들에게 일일이 통지하도록 돼 있어 은행의 신뢰도와 영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고객들이 자신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사실을 직접 알게 될 경우, 거래은행을 옮기게 될 것은 뻔하다.

이에 금융 및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바젤II와 같은 새로운 국제 금융규제에 대비, 운영리스크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운영리스크관리 및 측정시스템 등 IT인프라를 확충하고 직원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들의 경우 10여년 이상 꾸준히 리스크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에 투자를 해왔지만 국내 은행들은 이를 단기간에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시급하게 대응책을 수립, 실행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IMF를 맞고서야 시장, 신용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그나마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지도 않다”며 “운영리스크 관리를 포함, 전체적인 리스크관리 체계를 하루빨리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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