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유로가 달러 대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 ECB는 유로 강세를 환영하며 유로 강세로 인해 제기될 수 있는 리스크들을 평가 절하했다. 언스트 벨테케 분데스방크 총재는 "유로 강세가 물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며 그간 ECB를 괴롭혀왔던 인플레이션이 물러가 속이 시원한 듯 했다.
오트마 이싱 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달러 상승을 종전의 유로 가치 하락에 반한 조정"이라고 묘사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볼프강 클레멘트 독일 경제부 장관도 "기업체들이 유로 강세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만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CB는 정말 걱정도 안되는 걸까.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들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유로 강세를 막고자 해도 막을 방도가 없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HVB의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안 본 란데스버거는 "클레멘트 장관이 G8(선진7개국+러시아) 회담에 참석해 "환율이 너무 걱정돼"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그럼 어떤 조치를 취할 건가요?"라는 질문이 곧 바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해결 방안이 없기 때문에 대답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유로화 급등은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촉발됐으나 그 폭이 다른 통화에 비해 컸다. 게다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달러가 1.3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달러 약세는 디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에는 청량제가 될 지 모르지만 유럽 수출업체들에는 독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디플레이션 경고등까지 켜져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독일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독일 뿐만이 아니다. 유로존의 12개국이 1분기 제로 성장을 기록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하트넷은 "달러 약세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유로존"이라고 지적하고 "유로 강세가 유럽 경제 성장에 찬 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ECB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서도 여유롭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ECB 부총재는 "유럽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일축하고 "유로화 환율이 1999년 유로화 도입 이전 12개국의 평균 환율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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