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시중은행들의 해외점포 순익은 1억5200만달러로 전년말대비 8300만달러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들어 SK글로벌 해외 부실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감소했다.
특히 사스(SARS)로 인해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 해외점포 중 순익 규모가 큰 동경, 중국, 싱가폴 등 아시아 지역 점포들의 순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글로벌 부실 여신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비율 상향 조정 및 국외 영업 현황 등이 올해 해외점포에 가장 큰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실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시기에 따라 분기실적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올해는 은행들이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어느 분기에 쌓았느냐에 따라 당기순이익 규모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또 각국의 회계제도 및 현지법인세 등 비용 측면도 수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연말결산을 해봐야 당기순이익 규모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별로 보면 동경, 뉴욕 등 3개 해외점포가 있는 국민은행은 SK글로벌 여신에 대해 19% 충당금을 쌓은 상태로 순익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SK글로벌 추가 해외 부실에 대한 충당금을 더 쌓을 경우 순익감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국민은행은 NYSE(뉴욕증권거래소)규정상 공시된 자료 이외에는 외부에 알려서는 안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충당금 적립 규모 및 실적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일본경기침체로 인한 대손충당금 상향 적립으로 동경지점에서 5692만달러 손실을 기록해 10개 지점 순익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올해들어 일본의 경기침체 완화로 3월말 현재 동경지점은 654만달러의 흑자를 시현했다.
반면 올 3월말 현재 홍콩지점에서 9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한편 SK글로벌 부실여신에 충당금을 19% 설정한 결과 총 10개 지점의 당기순익은 1287만달러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중 해외점포가 가장 많은 외환은행 20개 해외점포의 올해 3월말 현재 당기순익은 지난해 1분기대비 10만달러 줄어든 1340만달러로 조사됐다.
이중 동경지점이 29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북경, 천진, 대련) 3개 지점에서는 230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외환은행 해외점포 당기순익은 SK글로벌 추가 부실에 대한 충당금을 미설정한 것으로 올해말 결산결과 지난해와는 약간의 감소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글로벌 주 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SK글로벌 여신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다른 은행에 비해 1% 높은 20%로 대폭 강화한 데 따라 지난해동기대비 527만달러 줄어든 49만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6개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조흥은행은 지난해 1분기대비 40만달러 감소한 458만달러의 당기순익을 달성했으며 8개 지점이 있는 신한은행도 지난동기대비 110만달러 감소한 845만달러를 기록했다.
해외점포 순익감소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SK글로벌 부실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 강화가 순익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북핵문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해외 투자자의 불신감 조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조달비용이 높아진 것도 수익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한편 SK글로벌에 대한 실사 결과 청산시 채권회수율이 39.5%로 나타남에 따라 은행들이 2/4분기 SK글로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은행별로 30∼50% 상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글로벌의 청산가치는 산정기준이 지난해말이기 때문에 가치는 더욱 떨어졌을 수밖에 없고 청산비용까지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70% 정도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되기 때문에 해외점포의 순익감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은행 1분기 해외점포 당기순이익>
(단위 : 만달러)
주:향후 SK글로벌 부실여신에 대한
충당금적립비율 상향 및 각국 회계
기준 등에 따라 순익 변동될 수 있음.
(자료 : 각 은행)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