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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펀드, 카드사 부실債 정리 묘안인가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5-21 23:00

카드사-캠코 매입률 이견 등 걸림돌 곳곳에

“공사가 나서서 투기 조장”…부정적 인식 부담



신용카드회사가 보유한 부실 채권을 별도의 자산관리회사(AMC :Asset Management Company) 설립을 통해 처리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유동화전문회사(SPC:Special Purpose Company)는 CBO펀드를 조성해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하게 된다.

현재 자산관리공사와 카드사들은 매입율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초기부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부실채권을 단순히 매입하는 것보다는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산관리공사와 학계에서는 카드사의 부실채권이 문제로 불거질 당시 CBO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공사가 단순히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것보다는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부실채권 정리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학계 전문가와 자산관리공사의 고위 관계자들은 CBO펀드 조성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이며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러한 주장에 대해 신용카드사들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면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 공론화되는 것은 힘들었다.

법적인 제약도 시비거리다. 공사법상 투기펀드에 대한 투자는 물론 관련 채권의 매입도 금지하고 있다. 물론 공사가 직접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제도적 문제는 없다는 것이 공사측의 설명이다. 합자회사에서 채권의 인수와 처리를 담당하며 자문과 중계역할만을 맡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민간 CRC 관계자들은 IMF 직후와 같은 급격한 위기 상황이 아닌 마당에 공사가 투기채권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는 CBO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CBO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또 한가지의 과제는 채권매입이다. 매입율에 대한 공사와 카드사와 입장차는 사실상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사가 제시하는 매입가격은 부실채권 장부가격의 15% 수준이다. IMF 이후 공사의 채권 매입 실적을 보면 무담보채권의 경우 15% 이상으로 매입한 경우가 없다.

시장에서도 15% 이상의 매입율로 공사가 카드사들의 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어려울 것이라는 중론이다. 공적 기관인 공사가 카드사들의 입장을 반영해 기존의 매입가를 웃도는 높은 가격으로 채권을 매입한다면 ‘특혜’ 시비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경기불황의 지속으로 향후 금융기관의 회수율이 기존 회수율과 비교해 현저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요구하는 매입율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은 굳이 공사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채권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동성에 있어서 심각한 위기 상황은 벗어났고 시장도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신협회의 한 관계자는 “터무니 없이 싼 가격에 채권을 넘길 정도로 카드사들의 경영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채권 매각율은 철저하게 시장가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15% 이하로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결국 유동화전문회사가 ABS를 발행해 CBO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공사의 계획도 카드사의 부실채권을 인수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외국계 투자자본의 참여도 CBO펀드 성공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모건 스탠리 등 3~4개 기관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산관리공사라는 공공기관이 펀드 조성에 참여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만큼 투자자 유치에는 별반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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