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에서 투자심사는 물론 기획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는 데다 최근 발족한 영상투자조합협의회의 총무까지 맡고 있기 때문이다. 영투협은 한달에 두 세번 정도 영화제작사에서 영화투자설명을 받는데 이것의 일정 및 자료 준비, 회원사 연락 등을 처리해야 되니 바쁠만 하다.
김 팀장은 얼떨결에 맡은 거라며 너스레를 떨지만 영상투자조합협의회 정준홍 회장이 안방마님격인 총무 역할을 직적 맡긴 걸 보면 똑소리 나는 일솜씨가 인정을 받은 셈이다.
가냘퍼 보이는 외모라 힘이 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94년에 CJ그룹에 입사하고 일년 동안 편의점에서 근무하면서 ‘노가다’를 했다”며 자신의 근력을 자랑한다. 이후 경영전략실에 배속돼 매달 실적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일년 경영계획 전략을 수립하는 등 쉴새없는 업무로 인해 항상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했다.
이런 와중에도 지난 97년에 학창시절 활동했던 마케팅 연구회 ‘마프(MARP)’ 회원들과 ‘단숨에 배우는 마케팅’이라는 책을 공동으로 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줬다.
그런데 알고보니 김 팀장은 CJ그룹에서 CJ창업투자를 설립하던 당시 다른 분야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희망에 따라 스스로 지원해 옮긴 것.
이에 대해 “창투사 심사 업무는 일반 회사와 달리 개인에게 책임과 권한이 철저히 주어져 힘들기도 하지만 스스로 업무를 조절해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편하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자신의 투자 원칙을 “시나리오도 중요하게 보지만 감독, 배우, 프로듀서들이 시나리오를 업그레이드 시켜 영상화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도 판단의 중요 근거”라고 설명했다.
또 영화투자에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자 제작 전과 달리 크랭크인 된 후 예산을 초과하거나 제작기간이 지연될 때 머리가 아프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런 점 때문에 현재 영상투자조합협의회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으로 효과적인 영화투자를 위해 업무시간 외에도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등 공부에 매진하는 끝없는 노력덕분에 김팀장의 미소가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임지숙 기자 j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