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글로벌사태, 카드채 파동 등으로 채권 발행 금리가 높아지자 신용등급이 우수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우량카드채 등으로 일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채권담보대출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증권사에서 채권 담보대출 서비스를 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년 전. 지난 해 10월 업계 최초로 동양종금증권에서 ‘마이론’ 서비스를 통해 채권담보대출을 해 주고 있었다. 지금도 채권담보대출을 해주는 증권사는 동양종금, 교보, 대신증권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최근 일반 고객에게도 많이 친숙해지고 실적도 괜찮은 편인 주식담보대출에 비해 채권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 실적도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달 17일 현재 동양종금증권이 25억원, 대신증권이 1억원, 교보증권은 실적이 전무하다시피한 형편이다.
하지만 현재의 금리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증권사의 채권담보대출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과거 동양종금증권이 단독으로만 이 서비스를 할 때는 이런 서비스의 존재 자체가 일반 고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신증권 등 타 증권사들도 이 대출을 서비스하기 시작함에 따라 점점 보편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이후 벌어진 채권시장의 이상 기류로 인해 부도 위험이 없는 회사채들 마저 수익률이 높게 형성돼 만기 보유를 위한 채권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채권담보대출에 대한 수요는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해만 해도 회사채 실세금리가 낮은 수준이어서 채권담보대출이 별 인기가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 서비스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A란 투자자가 1억원으로 7% 이자 3년 만기 BBB 이상의 회사채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볼 때, 1년 후 급전이 필요해 매도를 하게 되면 그 동안 채권시장이 문제가 없는 한 매매차익은 미미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중도매매로 인한 페널티를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가 날 수도 있다. 만기에 높은 이자소득을 기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도 해지할 수 밖에 없는 투자자에게는 채권담보대출 서비스가 매우 유용하다. 현재 증권사 채권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6%로 은행 채권담보대출에 비해 2~3%p 낮은 상황이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