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지점에 파견된 직원에게 공문을 띄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고 홍콩 지점들의 경우에는 지난달 직원 가족들을 모두 귀국토록 조치했다.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여전히 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지역의 가족들도 추가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홍콩, 필리핀, 중국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에 지점과 사무소를 설치해 2~4명의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 파견된 직원들을 복귀시키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에 설치된 지점은 현지의 일반인을 상대하는 업무는 거의 없고 기관대 기관의 중개 등 이른바 데스크(Desk)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사스 감염의 위험이 적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지점별로 약간명의 현지인을 전략적으로 채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본점에서 파견된 직원들의 중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을 귀국시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현지에서 근무중인 직원들이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 홍콩 지점의 한 관계자는 “이곳은 말 그대로 죽음의 도시가 됐다”며 “모르는 사람이 기침이라도 하면 화들짝 놀라 자리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나마 가족들이 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모두 떠나고 나니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졌다”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요 거래 고객이 아닌 방문자의 경우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어서 은행 내에는 긴장감마저 돌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사스는 단기간에 퇴치하기가 어려워 앞으로 수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 현지에 근무중인 직원들의 불안과 공포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