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증권계에 긴장감이 높다.
특히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들의 경우 부진한 경영실적과 최근 증권업계 불황 여파로 교체 분위기가 높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는 교보증권 정태석 사장, 동원 김용규 사장, 메리츠 황건호 사장, 부국 김지완닫기

이중 교보증권과 동원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극심한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말까지 각각 9200만원, 120억원, 58억3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일단 흑자경영에는 성공했으나 전년대비 순익폭은 크게 감소해 만족할 만한 경영실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또 부국증권과 동부증권 등은 올초 주식시장 폭락과 함께 2월말까지 각각 -18억원,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적자를 보였으며, 현투증권과 한투증권도 잇따른 매각설에 시달리며 이렇다할 만한 경영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증권사는 최근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빈사상태에 빠져있고 이같은 약세장 속에서 소폭이나마 흑자를 시현한 만큼 주주들로부터 경영실적에 대한 추궁을 받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업계는 대부분 약정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이들 증권사가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도 흑자를 시현했다는 점에선 경영실적에 대한 주주들의 질타를 피할 수 있을 진 몰라도 최근 증권업계의 분위기와 향후 신사업을 고려해 볼때 이들이 연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CEO의 교체가 단순히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주주들 입장에선 눈에 띌 만한 경영실적을 달성했거나 회사의 존폐가 달린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CEO가 아닌 이상 최근 주가폭락으로 증권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사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충분히 CEO 교체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일임형 랩과 방카슈랑스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약정위주의 사업을 진행해 온 기존의 CEO보다는 신 사업에 걸맞는 새로운 CEO를 선임할 수 있다는 견해도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형증권사 사장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증권사 CEO가 임기 중 하차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그러나 최근 증권업계의 분위기가 극도로 침체돼 있고 더욱이 신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코자 하는 증권사들이 많은만큼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CEO의 발생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