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취임 이후의 실적이나 지난 1년간의 경영평가와는 관계없이 마구잡이 식으로 은행장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실적이 저조한 은행장의 경우 교체가 불가피하고, 실적이 좋은 은행은 너도나도 탐을 내고 있어서 교체의 폭은 클 것이라는 소문이다.
후자의 경우는 우리은행이 해당된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이덕훈 행장의 교체설이 확산되고 있는데 취임 이후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탐나는 ‘은행장 자리’라는 차원에서 욕심 내는 인사가 많다는 후문. ‘차려 놓은 밥상에 숫가락만 들고 오는 형국’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이 은행 내에서 팽배하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외부인사는 차치하고 내부인사까지 오르내리고 있어 본인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부회장들이 차기 은행장으로 거명되고 있는데 조직의 구조와 본인들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논리적 해석과 현상만을 놓고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전광우 부회장은 그동안의 업무 경험과 능력을 감안하면 차기 행장감이고, 민유성 부회장은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등의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점이 소문의 출발지이다.
외환은행의 이강원 행장도 교체설이 끊이지 않는 경우다. 취임 직후부터 과도기를 담당할 ‘중간계투’의 성격이라는 여론이 무성했던게 사실이다.
특히 취임 직후 강조했던 투신사업 수익성 강화에 대한 경영전략이 은행 안팎의 여건악화로 제효과를 내지 못하자 다시 거취 문제가 금융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강원 행장 취임 직후에만 해도 고참 직원들의 대거 교체와 새로운 영업환경의 구축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결국 임원간 자리 다툼을 외부 인사의 영입으로 봉합하려 했고 영업강화라는 전략은 직원들의 업무부담 가중으로 이어지면서 내부에서 불평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임 행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수협의 장병구 신용대표가 대표적인 경우다.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게 퍼지면서 수협 직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외환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교체설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이번 교체설은 노대통령이 해수부 장관을 지낼 당시 장 대표가 수협의 신용대표로 선임됐다는 점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