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진행된 공적자금 투입 은행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는 공자금이 투입된 은행들과 MOU를 새로 경신하는 과정에서 경영 목표치 달성이라는 1차적인 과제에서 벗어나 내실 강화로 관리·감독의 정책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과 같은 경영 성과를 유지한다면 당초 계획한 대로 대부분 은행들이 늦어도 오는 2004년까지 민영화에 도달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예보측의 설명이다.
10일 금융계와 예보에 따르면 우리, 조흥은행 등 공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됨에 따라 민영화 작업에 조속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들은 지난 2000년 공자금 투입의 조건으로 체결한 MOU 상의 경영정상화 목표를 대부분 초과 달성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인력 감축과 지점 축소라는 극단적인 방법의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자산의 건전성 확보를 통한 독자생존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의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예보도 MOU 갱신에 있어서 해당 은행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외형성장과 실적이 아닌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정상화 목표를 부여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민영화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감독 원칙을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경우 2004년까지 자기자본비율을 110%까지 확대하고 총자산수익율도 1.0%까지 향상시키기로 돼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004년까지 ROA 1.1%, 판매관리비용율 42.0%, 그리고 1인당조정영업이익 3억7000만원들의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지난 2002년까지의 목표치보다 소폭 조정된 것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유지한다면 달성이 무난한 수준이다.
한편 지난 2001년에 MOU를 체결한 조흥은행과 수협 등의 경우에도 MOU점검과 필수이행 과제의 달성에 있어서 보다 유동적인 관리를 유지할 방침이다.
예보 관계자는 “향후 2년간의 경영정상화목표는 단순히 수치 달성이 아니라 은행이 내실을 기하고 조기에 완전한 민영화를 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따라 무리한 목표를 부여하기 보다는 기존의 실적을 유지하면서 자산의 건전성을 높이며 내재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도록 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은행 외적인 변수를 배제한다면 공자금이 투입된 대부분 은행들은 당초 계획한 일정에 따라 민영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