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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마켓 채권시장 주류로 등장

강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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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2-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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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 채권은 더 이상 세계 투자시장의 변방이 아니며 선진국 채권이나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주류 중 하나로 떠올랐다.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잠시 머물거나 고수익을 위해 자금을 일부를 떼어 놓는 곳이 아니라 매년 투자전략을 세울 때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 됐다.



이머징마켓의 채권시장은 지난 2년의 세계 주식시장 침체와 해당 국가들의 경제발전으로 위상이 급상승했다. 다른 어떤 투자시장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선사했고 규모 또한 무시못할 정도로 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24일 주식투자자들이 지난 2년간 손실을 경험하는 동안 이머징마켓의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불어난 재산을 따져보는 즐거움을 누렸다고 전했다. 미국 S&P500지수는 지난해 23% 하락했지만 이머징마켓 채권 보유자들은 14%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위기, 러시아의 디폴트, 아르헨티나 및 브라질 등의 위기 등 수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이머징마켓 채권시장은 다른 어떤 투자자산보다 나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효자가 됐다.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로스차일드의 펀드매니저 잉그리드 아이버슨은 “이머징 채권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좋은 수익률을 줬고 변동성(위험)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변동성 감소는 물론 이 지역 인터내셔널펀드들이 대부분 유로나 엔화보다는 달러화표시로 발행되는 관행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경제 펀더멘탈의 개선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지난 199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머징마켓 채권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10.3%에 달한다. 이 지역 주식시장은 반면 연간 6.6%의 손실을 기록했고 미국 S&P500지수도 연간 7.3%의 수익을 주는 데 그쳤다.



그러나 수익률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이머징 채권시장이 그간 보여준 구조적인 변화. 과거에는 일부 무모한 투자자들조차 마지막으로 눈을 돌려볼 시장으로 치부됐으나 규모도 몰라보게 커졌고 거래도 활발해졌으며 매력적인 투자대상도 많아졌다. 시장의 전체 규모는 1조6000억달러에 달해 하이일드 회사채 시장의 배를 넘는다. 영국 뮤추얼펀드그룹인 인베스코의 펀드매니저 존 클리어리는 “이머징마켓은 변방에서 주류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이머징 채권시장의 위상이 급상승할 수 있었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대부분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경제가 개선됐다. 폴란드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불안하기만 하던 국가들의 재정이 튼튼해졌고 외환보유고도 늘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점진적인 변화를 이루었다는 점은 빼 놓을 수 없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의 이머징마켓담당 이코노미스트 카스퍼 바솔디는 “고정환율제를 사용하면 경제위기시 중앙은행은 자국통화의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를 소모해야 하지만 변동환율제에서는 평가절하를 용인하면 되기 때문에 외환보유고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재정정책은 융통성을 가질 수 있고 국가 디폴트 위험은 줄어들게 된다.



이머징마켓의 이같은 변화는 투자자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했던 1998년 전후로 이 지역 투자자들도 많이 변했다. 그 전에 이곳의 최대 투자자그룹은 헤지펀드들이었다. 헤지펀드들은 저자본과 고부채를 바탕으로 투기자산에 투자해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고 수익을 올렸다. 이로 인해 한 곳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헤지펀드를 통해 다른 곳으로 빠르게 전염됐다.



그러나 러시아위기 이후 많은 헤지펀드들은 이 지역에서 자취를 감췄고 대신 믿을만한 기관투자가들이 빈곳을 채웠다. 세계 각국의 헤지펀드들이 국채의 저수익에서 벗어나 추가수익을 올리기 위해 이 지역에 전체 펀드자산의 2~3%를 투자하고 있다. 1997년 이후 이 지역에서 헤지펀드의 비중은 31%에서 9%로 크게 줄었고 보험사 연기금 뮤추얼펀드 등 소위 하이 퀄러티 투자가들의 비중은 8%에서 31%로 180도 역전됐다. 최근 아르헨트나와 브라질의 위기가 다른 이머징마켓으로 전염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의 감소는 이머징 채권시장의 또 다른 위기를 내포하고 있다. 바로 고성장의 비결이던 고수익률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ING그룹의 이머징마켓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 풀레는 “이머징마켓에서 투자자들은 과거에 2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며 “그러나 이제는 낮은 물가상승률과 저금리로 인해 역사속에서만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7년 70%, 1999년 27%의 수익률을 선사했던 러시아 3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제 8.4%정도로 낮아졌다. 미국 30년물 국채에 비해 3.6%포인트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풀레는 “사람들은 이머징마켓을 가장 위험한 시장으로 보기 때문에 그 정도 수익률로 만족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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