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각 계열사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검찰의 조사가 시작된 17일 이후 각 계열사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으며 향후 사업진행의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여파가 계열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과 관련 증권업계는 무엇보다 SK증권이 받게 될 타격이 가장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자생력이 부족한 SK증권이 그룹의 지원 없이 과연 생존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SK그룹은 여타 계열사와 달리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SK증권의 시장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타 증권사와의 인수합병을 검토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 검찰조사로 사세가 위축된 SK그룹이 SK증권에 대해 지원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그룹이 SK증권과 타 증권사와의 인수합병을 검토해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로 SK증권과 타 증권사의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SK그룹이 다시 정상화되기까지는 SK증권의 홀로서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영업적자와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은 SK증권이 과연 타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업계의 의견은 상당히 비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증권사들이 급변하는 증권업계의 환경에 발맞춰 신규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 이 같은 업계 분위기에 둔감하게 반응해 온 SK증권이 과연 타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증권은 지난 2001년 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에 17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02년 회계연도에 들어서도 1분기(51억원) 2분기(41억원) 소폭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 또다시 8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증시불황으로 위탁매매수수료 의존에 한계를 느낀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장외파생상품,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SK증권의 경우 아직 이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물론 전문인력 및 시스템구축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