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의 방카슈랑스 준비작업이 은행과 비교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 정책에 따라 올 8월부터 은행 및 증권업계의 보험상품판매가 전면 허용되는 가운데 은행계의 경우 시장선점을 위한 각 은행의 치열한 물밑경쟁이 한창인 반면 증권업계는 아직 사업방향은 고사하고 제휴사조차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은행계의 경우 이미 상당수 은행이 생·손보사들과 제휴문제를 활발히 논의하고 있으며, 금주 내로 약 70% 이상이 제휴사 선정을 마무리 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늦어도 다음달부터는 상품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증권업계는 아직까지 보험사와 이렇다할 접촉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일부 대형 및 전환증권사들이 몇몇 보험사와 물밑교섭을 통해 제휴사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성과는 전무한 상태다.
이처럼 증권업계의 방카슈랑스업무가 준비과정부터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일단 보험사들이 증권사들과 제휴관계를 맺고 보험상품을 판매하는데 있어 이를 통해 얻는 시너지효과가 은행과 비교해 상당히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의 경우 증권사와 비교해 월등히 많은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업점을 찾는 고객의 성향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 “가령 국민은행의 경우 영업점 수가 1200여개에 달하고 있는 반면 증권사의 경우 현대증권이 가장 많은 영업점을 확보하고 있으나 국민은행에 비해 1/10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며, “여기에 최근 증시 침체로 인해 증권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마저 줄어들어 증권사 영업점을 통한 보험상품판매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정부의 시행령도 증권업계의 방카슈랑스업무 준비작업에 발목을 잡고 있다.
구체적인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다 보니 증권사와 보험사 입장에선 어떻게 상품을 개발해야 될 지, 어느 수준까지 인력을 확보해야 될 지 판단이 서지 않는 다는 것.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몇몇 손보사에서 찾아와 방카슈랑스업무와 관련해 제휴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제휴에 따른 시너지효과와 상품개발 문제 등으로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