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증권사들이 막대한 리서치비용을 들여가며 생산한 양질의 투자정보를 해당증권사의 수익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는 ‘돈 안되는 고객’들이 우수고객과 동일한 수준으로 이용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다가는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있는 우수고객 조차 무임승차자로 돌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상당수가 온라인 증권사와 대형증권사 양쪽 모두에 증권계좌를 만들어 놓는다고 한다.
이런 투자자들 중에는 대형증권사의 풍부한 리서치 자료와 입체적인 분석툴을 이용해 투자 의사결정을 하지만, 정작 거래 주문은 수수료가 싼 온라인 증권사를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재주는 대형증권사들이 부리고 돈은 온라인 증권사들이 챙기는 격이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일부 온라인 증권사 지점직원이 나서서 무임승차를 부추기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모 대형증권사 마케팅 담당자는 “영업점 직원으로부터 이러한 제보와 함께 대책 마련을 요구 받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증권투자와 관련한 무임승차자가 기승을 부리는 데는 정보는 무료로 얻을 수 있다는 국민들의 특성에 기인한다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 리서치자료와 같은 정보는 무한히 분할해 다수가 공유할 수가 있고 분할했다 하더라도 정보의 가치는 분할 전과 동일한 일종의 공공재적 성격 때문에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다.
거기다가 중장기 투자보다는 단타매매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투자습관으로 인해 수수료 가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점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모 대형증권사 마케팅 담당자는 “대형증권사들이 공동대처를 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나올 수도 있지만 당장은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그러나 “무임승차자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증권사 수익에 더 많이 기여하는 고객일수록 부가가치가 더 높고 더 많은 투자정보를 차등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