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국내증권사들이 전사적 차원에서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려는 것은 장외파생상품 등 리스크와 밀접한 업무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한화, 우리, 하나, 브릿지 등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리스크관리시스템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각각 시스템을 오픈한 하나증권과 우리증권의 경우 장외파생상품 겸업인가를 위해서는 이 시스템의 완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도입을 서둘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장외파생상품 인가와 무관하게 위험을 고려한 성과 평가를 위해 시스템을 도입한 중소형사도 있다. 한화증권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시스템 오픈을 했으며, 브릿지증권은 최근 시스템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대형증권사들 중에서는 LG, 현대, 대우증권이 비교적 조기에 이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삼성, 대신, 굿모닝신한증권 등 기타 대형사들도 지난해 비로소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IMF 사태이후 리스크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국내 증권업계에서 리스크관리시스템 도입이 늦어졌던 이유는 그동안 국내증권업이 지나치게 중계업무에만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중계업무에서는 시장리스크를 증권사가 직접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매매 비중이 커질수록 시장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은 점점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증권업계는 최근 국내증권사들의 시스템 도입 러시는 단순 중계업무에서 탈피한다는 미래 국내 증권업의 방향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리스크관리시스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용리스크관리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증권사도 있다. 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증권사라면 체계적인 신용리스크관리시스템 완비가 필수적이다.
대우증권은 ERM시스템이라는 신용리스크관리시스템을 이미 가동 중에 있고, LG투자증권은 자체 개발에 착수 올 6월에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