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후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올해 초반에 증권사 구조조정에 대한 가시적인 윤곽을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아 그 동안 업계의 궁금증을 증폭시켜 왔었다.
그러나 최근 재경부 고위관계자와 우리금융 윤회장이 정규라인을 배제하고 만나 “우리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한다”는 대원칙에는 합의를 본 것 같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 시기에 나온 윤회장의 발언은 항간의 소문에 대한 대답인 셈.
윤회장은 “지난해 산업은행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로 새롭게 진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당사자인 산업은행을 배제한 채 재경부와 직접 접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그동안 재경부가 나서서 대우증권 매각을 서두드려 하는 점, 이로 인해 산업은행의 매각조건은 협상을 통해 완화될 가능성이 많아진 점, 대우증권 인수에 대해 우리금융측이 가장 적극적인 점, 우리금융의 자금여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점 등으로 최근의 소문이 힘을 받고 있던 게 사실이었다.
특히 현금 인수시 현행법상 문제가 되는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출자제한 문제는 산업은행이 약간만 양보하면 일부 주식스왑과의 믹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측도 이 방식을 고려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의 자기자본은 4조9000억원이고, 자회사에 대한 출자비율은 105%정도다. 산업은행이 요구했던 현금 8000억은 우리금융 자기자본의 16%정도에 불과하다.
상반기에 자회사로부터 받을 배당수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고, 약간의 증자를 한다면 일부주식스왑, 일부현금지불방식을 위한 출자여력은 지주회사법 개정이 없어도 가능할 수도 있다고 업계 일부 전문가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윤회장의 위 발언에도 불구, 우리금융이 대형증권사 인수를 통해 증권부문을 강화하려는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였다.
윤회장은 “예대마진 축소로 인한 은행업의 한계는 전세계적 추세”라며 “우리금융은 증권 등 비은행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한 관계자는 “현재 그룹내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이상”이라며 “내년까지 비은행부문을 40%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