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은 국내 대외신인도 향상으로 외화차입 여건이 좋아지면서 2001년보다는 10억달러 증가한 156억6000만달러를 차입했다.
그러나 올해 은행들은 북핵문제 및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 등 국제금융시장의 부정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히 이들 차입금의 대부분은 기존 차입금의 만기 차환이나 조기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장기 외화차입 가산금리(리보 기준)는 0.33%포인트로 2001년말 0.68%포인트, 지난해 상반기 0.40%포인트에 비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굳이 차입규모를 늘려 시장 변동성이 큰 외화자산을 증가시킬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에 지난해 수준을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해외차입에 따른 대외여건은 호전되고 있으나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 등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은행들이 지난해 수준으로 차입규모를 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별로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최적의 차입조건을 인정받고 있는 산업은행이 40억달러 내외의 중장기 차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수출입은행이 20억달러, 기업은행이 15억달러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중 국민은행은 가장 많은 15억달러의 중장기 차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2월중 5∼10억달러 정도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 우리 하나 신한은행 등이 10억달러를, 비교적 규모가 작은 외환 한미 제일은행 등이 각각 7억, 3억5000만달러, 3억달러 정도를 차입할 예정이다.
<은행별 2003년 중장기 외화차입 계획>
(단위 : 억달러)
주)차입규모는 국제금융시장 및 은행경영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음
(자료 : 각 은행)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