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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컬럼] 가치관·행동양식 바꿔야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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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12-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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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쇠고기용으로 기르는 비육우(肥肉牛)에는 성격이 다른 두종류가 있다. 아예 집단생활을 못하고 외톨이처럼 살아가야 하는소가 있는가 하면 질서를 지키고 공존공생하며 살아갈 줄 아는 소가 있다. 인간이 어려서부터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란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듯이 소들도 행동거지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편의상 전자의 나 홀로 외톨이 소를 A종(種), 후자를 B종이라고 구분하자. 먼저 풀을 뜯어먹을 때의 행동거지부터 살펴보자. A종의 소들은 여기 저기 쏘다니며 마치 오랫동안 굶은 것처럼 아무 풀이나 정신없이 뜯어먹는데 비해 B종의 소들은 앞발 쪽에 있는 풀부터 천천히 그리고 차근차근 뜯어먹으면서 전진한다. 여러 마리의 소(B종)들이 한 줄로 서서 풀을 뜯으며 질서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외관상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목초지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A종은 배가 채워졌을 법한데도 온 종일 쉬지 않고 계속해서 뜯어먹는 버릇 때문에 때로는 추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반해 B종은 배를 채운 후엔 풀밭 위에 엎드려 쉬는 여유를 갖고 있어 미움을 사지 않는다고 한다.


성격 다른 두 종류의 소(牛)



소끼리 싸우는 광경을 보면 이들의 원산지가 어디인가를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분명하다. A종의 소들은 싸움의 동기가 무엇이든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가 아군 적군을 가리지 않고 난투극을 벌인다. 서로가 뒤엉켜 몸통이든 엉덩이든 닥치는 대로 들이받고 걷어차는 혼전이다. 그러나 B종은 반드시 1대1로 상대할 뿐 아니라 대적할 때도 머리만을 사용하여 힘을 겨루기 때문에 전자에 비해 싸움이 신사적이다. 마치 등뒤에선 결코 총을 쏘지 않는 서부극의 불문율처럼 원칙을 지키며 싸우는 것 같다고 한다. 또 싸움이 끝났을 때 B종의 패자는 깨끗이 물러서는데 반해 A종의 소들은 두 번 다시 싸울 의사가 없는 듯 숨죽이고 있다가 기습적으로 다시 공격하는 나쁜 습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목장의 경영자들은 가장 힘들어한다.

또 이들 두 종류의 소들은 외양간이나 우리를 드나들 때도 질서 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비육우 사업자들은 말하고 있다. B종의 소들은 문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소부터 차례대로 질서정연하게 출입을 하는데 비해 A종의 소들은 문 앞에 있던 소와 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던 소가 서로 먼저 나오려고 한꺼번에 몰려들고 뒤엉켜 한바탕 소란이 또 벌어진다는 것이다. 비육우 사업자 중에는 소들의 이 같은 행동거지가 다른 점을 보기가 역겨워 사업을 포기한 사람도 있다.


진화 못하고 삶 끝내는 ‘올챙이’



멕시코 지역에 사는 파충류 가운데 액서러틀이라는 이름의 도롱뇽이 있다. ‘영원한 올챙이’라는 별명을 가진 파충류의 일종이다. 이 물뭍동물은 올챙이로 태어나 평생동안 올챙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살다가 죽는 불행한 동물이다. 올챙이에서 탈바꿈하여 도롱뇽이 돼야 하는 것이 진화의 원리이고 또 당연한 순서다. 또 같은 지역에 사는 비슷한 동물들은 그와 같은 진화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런데 이 ‘영원한 올챙이’는 이 같은 과정이 생략, 올챙이 상태에서 탄생·번식·죽음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태어난 악(惡)조건의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순응하며 살면서 세대를 거듭하는 동안 다른 물뭍동물 세계에선 분명하게 존재하는 진화의 한 과정이 없어지고 말았다. 올챙이에서 개구리 또는 도롱뇽으로 변하는 탈바꿈과정이 소멸되고만 것이다. 탄생할 때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목숨을 유지하다가 마는 것이다.

IMF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 중엔 ‘변화해야 살아 남는다’는 말이 가장 크게 각인 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에게만 국한된 것이든, 회사의 조직이든 변화를 시도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상 깨어있는 자세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하려는가’ 하는 점을 늘 잊지 않는 것이다.

변화에도 때가 있는 법이다. 계속 멈칫대다간 절호의 개선기회를 놓치고 만다. 도롱뇽으로 진화하지 못한 액서러틀은 올챙이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야 한다. 자신보다 힘이 약한 미물들의 먹이사슬에 끼어야 하고, 그런 위험에서 간신히 벗어나 봤자 ‘영원한 올챙이’신세로 살아가야 할뿐이다. 생각도, 행동양식도 바꾸고 가치관과 신념체계도 바꾸면서 철저하고 계획성 있게 도전하는 자만이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수 있다.

<주필>



김병규 기자 b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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