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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전산사고 主因 ‘최저가 입찰제’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2-04 20:32

하드웨어 부문별 도입…유지 보수 주체 모호해져

과거 신한銀도 비슷한 경험…구매관행 개선돼야



지난달 27일 발생한 국민은행의 전산사고 발생 원인을 놓고 은행-한국IBM-한국EMC간에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에서는 `최저가 입찰제`가 이번 사고의 주범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이 최저가 입찰을 통해 한국EMC의 스토리지를 별도로 구입하는 바람에 전산사고가 발생해도 은행과 시스템 공급 업체들이 원인 규명부터 해결까지 책임 소재 따지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저가 입찰제의 속성을 지닌 종합낙찰제를 통해 프로젝트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종합낙찰제에서는 기술과 가격을 한꺼번에 종합 평가한 점수로 사업자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언뜻 보면 객관적이지만 대부분 업체간 기술 점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최종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돼 결국 최저가 입찰이 돼버리는 것이다.

가격이 아닌 기술에 평가의 초점을 맞춘다 하더라도 기술점수 차이가 근소하면 선정 주체인 금융기관과 업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가격을 협상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모순이 많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구미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입찰제를 선호하고 있다.

문제는 최저가 입찰제가 `전산장애`라는 `부메랑`이 돼 금융기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렴한 가격에 시스템만 납품하게 된 업체들이 유지 보수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반면 금융기관의 자체 관리 능력은 공급업체에 비해 떨어진다.

장애가 발생하면 금융기관은 시스템 공급 업체에 문의를 하게 되지만 여러 시스템간의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문제 해결보다는 당연히 업체간 책임 공방전이 먼저 벌어지게 된다.

이번 국민은행 사고는 한국EMC가 공급한 디스크와 한국IBM이 구축한 시스플렉스의 복합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IBM은 통합 당시 권고 사항을 지키지 않은 국민은행의 책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국민은행은 막상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채 업체간 책임 공방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신한은행 창립 초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신한은행은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유니시스 메인프레임을 비롯한 통신, 네트워크 장비 등 일체 시스템을 최저가 입찰을 통해 구입했었다. 시스템 오픈 후 장애가 발생하자 은행, 유니시스 등 시스템 구축에 관여한 모든 주체들이 책임 소재를 놓고 논쟁하다가 해결점을 찾아 나섰다.

결국 은행이 입찰제를 통해 구입한 본-지점간 통신 모뎀의 동기 방식이 맞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었다.

한 IT업체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최저가 입찰제의 모순을 깨닫고 구매 관행을 개선하지 않는 한 이번 국민은행 사고와 같은 경우가 계속 되풀이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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