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하나, 굿모닝신한, 동원 등 4개 증권사가 25일 장외파생상품 겸영인가를 금융감독원에 신청했다.
금융감독원의 인가는 올해 말에 날 예정이어서 이들 증권사들의 본격적인 장외파생상품 시장 진출은 내년 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차로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한 삼성, 엘지, 대우 등 3개 대형증권사의 경우와는 달리, 이번에 2차로 진출하게 될 증권사들은 하나, 우리 등 중소형 증권사들 위주다.
이는 증권 위탁수수료 수익의 급격한 감소로 새로운 수익원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증권업계로서는 대형사,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장외파생상품 시장이 새로운 대안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권계 일각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장외파생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아직 장외파생 상품의 시장성이 불투명한 상황하에서 중소형사들로서는 경쟁력이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장외파생상품 취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품설계와 리스크관리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전문인력의 확보다.
비록 변종으로 장외파생상품과 비슷한 상품취급을 해본 증권사 직원들이 있긴 하지만, 이마저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에 몰려 있고, 예전부터 장외파생상품을 취급해 오고 있던 산업은행 등 일부은행에도 개발 운용인력은 극소수에 불과해, 증권사들이 개발 운용인력으로 당장 쓸 수 있는 실무경험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현행과 같이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기관간 계약형태로 이뤄지는 상황하에서는 계약 체결 이후 전문적인 부분을 커버해줄수 있는 유능한 전문인력의 확보필요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게다가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충분치 않은 점도 문제다. 그나마 증협 산하 증권연수원의 `장외파생상품 전문가 과정`의 강사진은 실무경험이 없는 대학교수들로만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소형사들이 전문인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리스크관리 시스템, 회계처리 관련 자문능력, 컴플라이언스 등 인프라 면에서 취약한 것도 중소형사들에게는 걸림돌이다. 실시간으로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중소형사들이 이러한 인프라 구축없이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가는 오히려 엄청난 손실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형사에 비해 대외신용도가 떨어지고, 세일즈 네트워크가 마땅히 없는 것도 중소형사들의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장외파생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모 증권사의 한 담당자는 "증권사의 신용도가 떨어지면 프라이싱(pricing)에서 매우 불리하다"며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소형사들은 이런 장애요인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