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도착해 카드 겸용 ID사원증으로 출입문을 통과하며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점심은 시간 관계상 간단하게 패스트푸드점에서 해결하고 카드로 계산한다.
오후에는 며칠 잠잠하던 사랑니가 다시 심술을 부려 근처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며 의료카드를 제출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평소 사고 싶었던 상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며 카드로 결제한다.
이 모든 일을 한장의 카드로 처리하는 세상. 즉 교통, 신분증, 일반상거래, 의료기록, 온라인 구매 등 일상에서의 모든 일을 한장의 카드만 가지고 있으면 해결되는 꿈같은 세상을 현실로 실현시키는 사람이 있다.
비자캐시코리아 용대중 IT팀 과장(31.사진)은 기존의 신용카드에 메모리가 탑재된 IC칩을 내장한, 이른바 스마트카드를 통해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가 담당하는 일은 기존의 신용카드로 할 수 있는 지불 결제 기능외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하는 일과 24시간 시스템이 장애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런 용과장에게는 눈에 보이는 모든 일상이 아이디어로 연결된다. 어떻게 하면 전자화폐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을지를 궁리에 또 궁리...
또한 시스템을 24시간 안정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낮과 밤의 구별이 없다고 한다. 야근을 하고 겨우 막차를 타고 집에 갔다가 연락을 받고는 다시 회사로 돌아와 그대로 밤을 새웠던 적도 부지기수.
비자캐시코리아의 직원에게는 개인전화가 할당되어 있어 부재중일 경우 바로 휴대폰으로 연결이 된다. 한번은 휴일날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가 낯선 여자의 전화를 받았는데 알고보니 가맹점에서 단말기 조작에 대한 문의를 해왔던 것. 늘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긴장감속에 있지만 어느 분야에서도 느낄 수 없는 앞서가는 사업방향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한다.
한편 용과장에게는 경쟁사가 없다고 한다. 그는 “국내의 전자화폐 시장은 아직은 초기 단계로 동종업체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며 “스마트 카드가 신용카드처럼 고객들에게 활성화되는 날까지는 장가갈 시간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경화 기자 harden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