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예금금리가 4%대 후반으로 매우 낮은 점, 그리고 4~5년 후에도 금리가 오를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후순위채에 대한 수요는 매우 큰 것으로 각 은행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자금의 운용측면. 후순위채는 통상 예금금리보다 1~2% 높은데 이런 고금리 자금을 마땅히 운용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으로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늘리려고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계대출도 이미 포화상태로 다다랐다고 각 은행들은 판단하고 있다.
상반기에 1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던 한미은행은 하반기 발행을 일단 유보한 상태다.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후순위채 발행여부를 결정한다는 전략이다. 조흥은행도 시장여건만 된다면 언제든지 후순위채를 발행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후순위채 발행목표를 6000억원으로 잡고 있는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3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나머지 목표액 2500억원은 그 발행시기를 놓고 고심중에 있다.
한편 후순위채 발행에 비교적 적극적인 은행들도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8월 30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던 후순위채 5000억원어치 물량을 발행 일주일만에 모두 소진시켰다. 지난 1월과 5월에 각각 2000억원의 후순위채를 판매했던 하나은행도 또 다시 이달 11일부터 후순위채 1500억원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외환, 우리은행은 후순위채 비중이 이미 자기자본의 50%에 육박한 것으로 보여 당분간 후순위채 발행은 없을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높은 이자율을 감안해 볼 때 향후 4~5년간 마땅한 자금운용처가 없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은행 수익률 악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