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사보 8월호 첫머리에 나온 CEO메시지 내용중 일부다. 김정태닫기

9월 23일 전산통합이 제대로 이행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최종 결정을 각 사업부에게 묻겠다고도 했다.
김 행장이 이렇게 프로젝트를 바짝 챙기는 덕분에 전산부서 직원들은 본점 현업부서와 지점들의 긴밀한 협조체제 아래 7개월여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전산부서 직원들은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통합시스템의 성공적인 오픈을 자신하고 있다. 금융권이나 IT업계 전문가들도 합병은행 규모에 비해 전산통합까지 너무 짧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국민은행의 통합시스템이 별 무리 없이 오픈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에서는 최근, 오는 추석으로 예정돼 있던 차세대시스템의 여신부문 오픈 날짜를 1년여 후로 연기했다.
지점의 후선업무를 중앙센터로 집중시키는 BPR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내부 개발인력을 투입하느라 차세대프로젝트에 참여시킬 인력이 부족해 개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차세대프로젝트에는 보통 은행 내부 직원과 외부 SI업체 직원들이 50:50의 비율로 참여한다. 우리은행은 평화은행과의 통합 시점까지 10:90, BPR 개발 작업이 거의 완료된 현재까지 30:70의 비율로 내외부 인력을 차세대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BPR은 우리은행이 올해 가장 야심차게 추진했던 업무 프로세스 개선 프로젝트다. 이덕훈 행장이 임원진을 이끌고 해외 유수 은행들을 직접 돌아보고 온 이후 하루라도 빨리 시스템을 구축, 지점에 적용하라고 엄명을 내린바 있다.
결국 BPR시스템은 개발 시작후 5개월만에 구축 완료됐지만 은행 업무의 기본인 계정계 전체를 바꾸는 차세대프로젝트는 CEO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암초에 부딪치고 말았다.
추석을 앞둔 두 은행의 서로 다른 상황 이면에는 이렇게 다른 CEO의 역할이 있었다.
전산시스템 개발이나 운용은 해당 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당장 고객 서비스의 질과 직결될 뿐 아니라 은행의 중장기 전략을 실현시키느냐 마느냐 하는 열쇠로 작용한다.
어느 은행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전산프로젝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높으신 분’들이 알아줘야 할 때가 됐다.
마침 금융권 CEO들이 결성한 ‘21C 금융비전 포럼’이 첫번째 회의 주제를 ‘우리나라 금융IT의 현안과 향후 발전전략’으로 정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산과 전략을 함께 생각할줄 아는 CEO가 늘어나길 기대한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