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자영업자 대출 시장을 놓고 은행권의 시장 선점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호저축은행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체가 새로운 수익원인 소호(SOHO)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시장에 불을 당긴 곳은 최근 150개 RM(기업금융)점포를 신설한 국민은행. 이어 조흥, 기업, 우리, 신한은행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상호저축은행들도 가세해 자영업자 대출영업 전쟁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6면>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최근 자영업자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개인사업자와 매출 30억원이하 소규모 법인시장 규모가 70조원으로 추정되는 등 시장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마케팅 타깃으로 자영업자와 소기업을 선정한 국민은행은 기존의 RM점포와 최근 신설한 RM점포 150개를 대상으로 소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호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팀을 결성하고 있으며, 소기업을 대상으로 거의 노마진에 가까운 5%대 대출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국민은행의 공격적 영업이 계속되자 기업, 조흥, 우리, 신한은행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른 은행들은 국민은행의 금리 경쟁을 맞받아 치기보다는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기존고객 유지와 신규 사업처 발굴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자영업자군에 대한 시장 수성을 위해 기존의 36개 RM점포와 드림기업팀(옛 소기업팀)을 확대 개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수도권등지의 24개 영업점에 드림기업팀을 확대 설치한다.
조흥은행도 최근 중소기업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자영업자 대상의 틈새 시장인 주5일제 수혜대상인 음식 숙박등 10여 업종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소호시장 선점을 위해 신용대출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전담책임자(SRP)를 150여명 정도 충원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자영업자 대상 마케팅 강화를 위해 개인고객본부내에 ‘ Small Business 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Small Business 팀은 소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개인 자영업자와 소규모 법인을 주로 공략하게 된다. 은행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상호저축은행들도 자영업자 대출 시장만은 은행권에 뺏기지 않겠다는 태세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대출중개 업체인 아이멤버스와 제휴를 통해 자영업자 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 아이멤버스는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의실에서 각 저축은행 관계자를 대상으로 ‘자영업자 대출서비스’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 시장은 기업이나 개인고객에 비해 신용리스크관리에 어려움이 크다”며 “소호시장에 진출하는 금융기관은 자영업자 신용상태 데이터 축적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호·김호성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