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을 끝낸 증권사들의 실적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시장점유율 1위사의 점유율이 10% 미만에 그쳐 증권사 대형화 논란이 재개되고 있다.
증권업 특성상 독과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대형 증권사가 있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과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점유율 20% 안팎의 증권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말 약정고 시장점유율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증권(9.65%)이 차지하고 뒤를 이어 LG(8.84%) 현대(8.83) 대우(8.07) 대신(7.91) 굿모닝(7.91) 등이 2위~6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을 놓고 정부가 유도하듯 대형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점유율 10%가 넘는 증권사가 있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증권사들이 향후 투자은행 업무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가 필요하다”며 점유율 20% 안팎의 대형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이근영 금감위장이 “M&A, 기업경영컨설팅 등 투자은행 업무는 대형자본과 전문인력을 필요로 해 대형증권사만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국내증권사는 외국의 선진투자은행에 비해 업무범위나 금융기법, 수수료 의존도 등 경쟁력이 떨어져 투자은행업무를 외국회사가 다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정부는 증권사 대형화를 적극 추진하고 각종 제도 혜택과 인센티브를 강구, 대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반면 국내외 증권업의 특성상 점유율 10%가 넘는 증권사가 있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증권업은 속성상 여러 업체가 ‘완전경쟁’에 가까운 시장이 더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에도 점유율 10%가 넘는 증권사가 거의 없는 점을 보더라도 대형화가 꼭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견대립은 향후 증권업계가 어떤 업무에 주력할 것인가라는 전망에 대한 의견차이와 직결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큰 자본과 자산을 요구하는 투자은행 업무 등에 증권사가 주력해야 한다고 보는 쪽에서는 점유율 20% 안팎의 대형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모든 증권사가 투자은행 업무에 주력할 수 없으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아직도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국내 증권업 특성을 감안하는 쪽에서는 ‘작고 전문화된’ 증권사의 활동여지가 있다는 의견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거의 해마다 거듭되고 있는 증권사 대형화 논란은 굿모닝-신한증권의 합병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의견도 있다. 논란만으로 그쳤던 과거와 달리 올해부터는 증권사 합병이 어떤 형태로든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