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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목숨 ‘은행장’

송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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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3-17 19:25

지난해부터 1년간 7명이나 중도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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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등 구조조정, 대주주 입김 주요인



최근 주총시즌을 맞아 조흥 외환은행장이 퇴임하는 등 은행권이 인사문제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은행장의 위상이나 자리의 안정성은 해가 갈수록 점점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은행장은 국민, 광주, 경남, 평화, 제일, 외환, 한빛 등 모두 7명. 15개 남짓한 은행수를 감안하면 은행장들 절반 정도가 제 임기를 끝내지 못할 정도로 부침이 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은행장들은 대부분 합병 및 지주회사 탄생에 따라 자리가 없어지거나, 대주주의 교체 요구에 따라 은행장이 바뀌는 불운을 겪었다.

은행장 운명이 이처럼 ‘파리목숨’처럼 약해진 것은 IMF 위기 이후 진행된 은행합병 및 퇴출의 여파와, 높아진 외국인 지분율에 따른 영향력 증대라고 볼 수 있다.

우선 강락원 전광주은행장, 박동훈 전경남은행장이 지난해 3월 공적자금 투입 및 우리금융 편입에 따라 자리를 떠났으며, 김상훈 전국민은행장이 주택은행과의 합병에 따라 이사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 세 은행장들의 하차는 IMF 위기 이후 진행된 은행권의 구조조정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합병과 지주회사 탄생을 통한 은행의 대형화 과정에서 은행장이 물러난 전형이다.

이 밖에도 공적자금 투입에도 불구 경영이 호전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지고 김경우 전평화, 김진만 전한빛은행장 등 두 명이 지난해 또 물러났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에서의 이러한 은행장 문책은 정부가 국민을 대신해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되며, 외국인 등이 대주주로 있는 은행에서도 이러한 은행장 문책과 경질이 잇따라 눈길을 끌었다. IMF 위기 이후 은행에서의 주주권 행사가 강해졌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들이다.

예로 제일은행은 10월 뉴브리지가 호리에 행장을 전격 경질했다. 하이닉스 여신 부실화와 목표한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대주주의 행장 문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외국인 대주주들은 은행권에서 보통 50~70%의 지분율을 보유, 은행장 인사 및 주요 경영상의 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최근 지방은행등에서도 지분율을 대거 높여가고 있어 은행권에서의 그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주 조흥 외환은행장이 전격 퇴임해 금융권에 파장을 불러왔으며, 특히 김경림 외환은행장의 퇴임은 임기를 1년이나 앞둔 시점에 일어난 일이어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1월 김경우 전 평화은행장을 시작으로 지난 주 김경림 외환은행장까지 1년간 중도 하차한 7명의 은행장들은 예전만 못한 은행장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반면 CEO로서의 은행장의 권한과 책임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가고 있어 긍정적인 변화 요인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한 보상도 점점 커져 수십억원에서 백억원이 넘는 스톡옵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행장들도 출현해 예전의 갖가지 외압이나 청탁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처럼 파리목숨이 된 은행장 자리가 과거 ‘철권’을 휘두르던 때의 자리는 아니지만, 주주와 고객의 권익을 대표하고 금융동맥을 담당하는 큰 자리인 만큼 여전히 관심이 높다는 것을 최근 조흥 외환은행장 퇴임 및 교체에서 잘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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