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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금융 은행이 부활한다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3-10 20:46

산업 한빛 기업등 최근 기업자금 지원 급증

“가계시장 단기 고점” 분석…향후 은행판도에 변수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기업들이 몇 년 동안 주춤했던 투자를 늘리기 시작하면서 산업, 한빛, 기업등 도매금융 중심 은행들이 부활하기 시작했다.

IMF 외환위기를 맞아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당해 자취를 감추고,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 제일은행의 해외 매각등 침체 일로에 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100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냈다. 수십조원의 설비자금 기업여신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으로서 IMF이후 곤욕을 치룬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산업은행은 정부의 100% 출자를 받은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시중은행처럼 이익 극대화에 몰두하지 않아도 되는데도 앞으로 이 정도의 순익은 무난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산업은행은 올들어 두 달 동안 지난해 동기대비 두 배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기업들의 시설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빛은행의 경우 5년 이내에 국민은행의 순익 규모를 앞지르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하는 등 확실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년간 기업대출 부실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던 한빛은행의 입장을 감안하면 큰 변화이다.

국민은행의 반도 안되는 자산규모인 한빛은행의 이러한 비전은 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그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무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 기업은행의 선전도 기업금융 은행의 위상 변화에 한 몫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13만여개 기업 고객을 상대로 지난해 4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익을 올린데 이어 올해도 영업실적 호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8000원에 육박했다.

가계금융보다 상대적으로 기업금융 은행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는 IMF이후 국내 시장에서 매우 높은 수익을 올리던 씨티, HSBC 등 외국계 은행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최근 금감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은행들의 1인당 수익이 국내 주요 은행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및 소매 주력 은행들은 기업금융 중심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한 만큼 일반적으로 1인당 당기순익이 작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업금융 중심 외국계 은행인 JPMC는 12억8100만원, 스탠다드채터드 4억3400만원, CSFB 18억97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가계금융은 이미 ‘단기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도 기업금융 은행과 가계금융 은행의 판도 변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부실기업을 퇴출시키고 워크아웃등을 통해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하게 호전됐다. 따라서 이들 기업들을 상대로 한 영업에서 앞으로 큰 수익이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가계쪽은 급증하는 신용카드 사용액, 신용불량자, 주택담보대출 출혈 경쟁등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불안한 조짐이다.

이에 따라 가계 중심 은행들도 우량 중소기업등을 상대로 한 사업을 적극 모색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금융거래는 가계보다도 더욱 다양하고 기존 거래 은행들과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고객쟁탈전에서 가계만큼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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