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및 통신시대를 맞아 초고속인터넷 통신망 고객들과 휴대폰 고객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이 은행권의 일상적인 영업이 되고 있다.
초고속통신망 고객의 경우 가입한지 6개월 이상에 월납 요금을 연체한 일이 없으면 은행들이 신용도가 높다고 판단하는 ‘신용도 공유’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마케팅은 복잡한 신용평가 시스템이 고객들에게 직접 다가가기 어렵기 때문에 은행들이 고안해 낸 것으로 국내에서는 서울은행이 지난해 1월 시작해 화제가 됐다. 마치 공장 하수처리시설에 물고기를 기르는 연못을 만들고 물고기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면 복잡한 분석없이도 하수의 오염도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서울은행의 경우 011과 017 휴대폰 가입자들을 상대로 한 대출상품(스피드011론, 파워017론)이 1년만인 지난 22일 총1739억원(2001년1월 판매시작)의 실적을 올렸다. 천리안 가입 고객들을 상대로 한 천리안론도 136억원(2001년4월 판매시작)이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로통신과 제휴한 서울은행의 하나포스론도 이후 핵심 마케팅 상품. 하나포스론은 하나로통신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중 가입기간 6개월이상, 최근 6개월내 미납에 따른 사용정지 사실이 없는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은행측에서는 이정도 고객이라면 신용이 나쁘지 않다고 추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출금액은 최고 500만원이며 22일 기준 31억원이 대출됐다. 하나포스 가입고객수가 지난 11월말 200만명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잠재고객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
한미은행도 인터넷 가입자들을 타깃으로 한 대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현재 한국통신 메가패스 고속인터넷망 가입자들에게 300만원~500만원의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OK캐쉬백 회원들에게도 500만원을 대출해주는 한미OK캐쉬백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실적은 OK캐쉬백이 지난해 9월 판매이후 199억원(3983좌)이 판매됐고, 메가패스론은 148건에 8억원이 대출됐다. 메가패스론은 출시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 대출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상품들의 특징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고속통신망 가입자나, 광범위한 계층을 포괄하는 회원망을 대상으로 하는 데 있다.
인터넷시대가 도래, 초고속통신망이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정기간 초고속통신망을 사용하거나, 사용료 연체를 하지 않았다는 과거경력이 은행으로 하여금 신용도를 좋게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