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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의 키워드 ‘스톡옵션’의 조속한 가치중립성 회복을…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1-09 21:47

[苧洞칼럼] <홍 승 희 언론인>

때마다 정치철이 다가오면 구설에 오르는 유명인사들이 등장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핵심 단어들이 하나씩 등장하곤 했다. 떡고물부터 사과상자에 이르기까지. 최근에도 구설수를 겪는 정치인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몇가지 키워드가 생성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마도 스톡옵션이 아닌가 싶다.

부패방지위원회 초대 위원장 내정자가 바로 그 단어에 사로잡혀 결국 취임도 하기전에 사임하는 초유의 해프닝이 벌어졌고 그 때문에 국민의 정부가 큰 마음먹고 출범시킨 부패방지위원회 자체가 공식활동에 들어가기도 전에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변호사인 김성남씨는 요즘 태풍의 눈에 자리하고 있는 윤태식씨가 대주주인 패스21의 고문변호사를 맡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눈총을 받을 위치에 놓이게 됐지만 그보다는 고문변호사로서 스톡옵션으로 받았던 주식이 실제적으로 문제를 불거지게 한 주 요인이었다.

실상 여느 기업에서라면 고문변호사로서 스톡옵션을 받았다는 것이 큰 문제될 사안은 아니었다. 윤씨가 아내 살해범이라는 명백한 죄가 드러나고 또 그의 그런 죄가 감춰진채 벤처기업인으로 급성장한 배경에 과거의 정치적 여러 변수들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는 그의 회사에서 고문변호사를 맡았다는 것도 상식선에서 큰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 오히려 성장잠재력만 있을 뿐 현재적 재정능력이 열악한 벤처기업에서 수임료 대신 스톡옵션을 받는다는 것은 미담이 되면 됐지 흠이 될 일은 아닌 것이다. 문제는 하필 그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부패방지 척결 의지를 안고 출범하는 부패방지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내정됨으로써 불거진 것일 뿐이다.

스톡옵션은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기업들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종종 제안된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능력급제나 우리사주조합 등과 더불어 기업 내부의 인적 결합력을 높이는데도 매우 이상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실이 반드시 그런 이론적, 이상적 결과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제도로 확보된 인력을 기업의 잠재력과 결합시킴으로써 급성장, 기업도 개인도 함께 큰 과실을 획득하는 윈윈현상은 세계 유수의 첨단 벤처기업들에서 흔히 발견된다.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수한 젊은 부자들을 만들어낸 것도 바로 스톡옵션에 의한 것이었다. 이 제도는 젊은이들의 모험심과 열정을 부추겨 거대자본의 틈새에서 새로운 기업들을 키워내는 중요한 동력이 되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도 한동안 벤처 붐이 일면서 스톡옵션으로 당장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우수 인재들을 확보하려는 벤처기업들이 줄지어 나타났고 또 당장의 보수는 원래 있던 직장보다 못해도 성장 가능성을 믿고 스톡옵션에 기대를 걸며 벤처기업으로 향하는 발길이 이어졌었다. 물론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사그러드는 벤처 붐과 함께 꿈을 접어야 했지만 벤처기업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담아내는 그릇이고 자본이라는 원재료가 부족한 그 그릇을 제대로 성형시키려면 스톡옵션이라는 유용한 보완재가 꼭 필요하다.

능률급제가 보편화된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대기업들까지도 경영인에 대해 스톡옵션을 제안함으로써 개인적 성취 욕구를 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물론 스톡옵션 제도가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맹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1인 지배주주의 전횡을 보기 어려운 미국에서는 주주들이 주식 가격에만 더 신경을 쓰기 때문에 스톡옵션을 받는 전문경영인 역시 장기적 전망위에 잠재가치를 증가시키는 것보다는 당장의 주식 가격을 상승시켜 자신의 부를 확대시키고 주주들을 만족시키는데 주력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연공서열식 인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대기업일수록 1인 지배주주의 독단적 전횡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의 독자적 정책결정권도 극히 미약한 상황이어서 이런 제도 도입의 토대는 약하다. 그러나 기업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기업 구성원 개개인의 성취동기를 자극할 장치가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스톡옵션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기업들에게는 더 할 수없이 긴요한 수단이다. 행여라도 벤처기업이라는 단어가 그랬듯이 스톡옵션이 정치적 바람에 휩쓸려 구설의 키워드가 됨으로써 그 유용성마저 외면당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정치논리가 종종 경제를 재단해온 과거의 경험들을 무수히 갖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스톡옵션이란 정치에 대해 가치중립적 단어이며 제도다. 그 가치중립성을 훼손시켜서는 곤란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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