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노사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점차 그 여파가 업계 전체로 확산될 조짐이다.
흥국생명이 사업비 절감과 조직 개편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인력 감축을 단행, 노조측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사무 금융연맹 산하 노조 회원인 생보사들까지 가세, 사태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도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춘 생보사들의 추가 인력 감축이 예상돼 흥국생명의 노사대립에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달 22일 노조사무실에 300명 이상의 인력 감축 계획을 통보했다.
흥국생명은 그룹차원의 구조조정 전략과 지급여력 달성율 저하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이는 지난해 5월 희망 퇴직시, 노사 합의문에서 향후 2년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합의문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사측에 단체 교섭을 제의 했다.
흥국생명 노조 관계자는 “지난 해 5월 고용안정에 합의한 사측이 태광그룹과 같이 무리한 인력 감축을 감행하고 있다”며 “노조가 제의한 교섭을 거절하는 것은 정리해고를 단행하려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흥국생명이 지난 97년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도 일방적인 해고 강행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편 흥국생명 경영진들은 지급여력 달성율 저하와 역마진으로 인한 수익 악화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만 되풀이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IMF 이후 수익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한차례 임금삭감을 실시했다. 또한 지난 98년 이후 여러 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으며 지난해에는 임금동결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편 흥국생명 경영진이 지난 4일로 예정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자 사무 금융연맹 산하 생보 노조 회원인 금호, 대신, 신한, 한일생명 등도 가세해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생보사 노조는 대부분 민주노총 계열로 메트라이프, 뉴욕, 금호, 한일, 흥국, 신한, 대신, 럭키생명 등이 금융 사무연맹 정회원이다. 대한, 삼성, 교보생명 등 대형사들은 사무금융연맹 산하 준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