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무리들이여 안녕”하고 인사해봅니다. 새해 벽두부터 웬 자동차 회사 광고냐고 핀잔을 주시겠지만 올 한해만큼 이 말이 절실한 때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리 짓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동창회 사이트가 가장 성장이 빠른 유망한 벤처기업이 되었겠습니까. 사람들 마다 각기 저마다의 무리들 속에 들어가야 비로소 안심을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이 우리 민족성의 일부분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리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모두 무리를 지어야만 생존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외세의 침략, 권력을 가진 자로부터의 위협, 이런 환경 속에서 힘없는 개인들이 목숨을 부지하고 살기위해서는 최대한 무리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집단적인 방어가 개인이 홀로 나서는 것 보다 위력이 있다는 것은 원시 시대 때부터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집단적 이익 챙기기와 상대방 공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어버린 것이 문제입니다.
올 한해의 주제는 금융권 내에서는 통폐합이요, 국가적으로는 두 번의 선거입니다. 어느 것 하나 무리 짓기와 관련이 없는 것이 없습니다. 머지않아 여기저기서 무리를 짓자는 초청장이 날아들 것입니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하여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전공학과, 출신 직장, 참, 향우회가 빠졌군요. 가장 원초적인 것인데. 요즘은 유치원 동창회도 있다던가요.
모이면 주제는 뻔합니다. 네 편, 내 편 갈라 서로 무리를 지어 따로 놀자는 것입니다. 다행히 무리들 간에 의견의 일치를 보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무리가 세포분열을 합니다. 또 하나의 무리가 생기는 것이지요. 무리에는 자연히 우두머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 대사로 와있던 어떤 미국인이 떠나면서 우리 민족에 대한 소견을 피력하기를 한국인은 들쥐 떼와 같아 한사람이 깃발을 들면 가는 곳이 죽을 곳인지 살 곳인지 안가리고 우루루 쫓아간다는 ‘한민족 들쥐론’을 피력해서 범국가적으로 분노한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듣기 민망한 소리지만 그 미국인이 보기는 참 잘 본 것 같습니다. 의심이 생기면 여러분들도 올 한해 무리를 지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번 잘 눈 여겨 보십시오. 어떤 왕쥐가 깃발을 들고 또 어떤 쥐떼들이 무작정 그 뒤를 쫓아가는지.
무리의 병폐는 집단 이기주의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광기가 발동하기도 해 멀쩡한 이웃을 아무 이유 없이 못살게 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다수가 제복을 입혀 모아 놓으면 갑자기 멀쩡한 신사들의 정서가 원초적으로 돌변, 지나가는 여자들만 보면 마구 소리 지르던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무리를 지어 놓으면 갑자기 최면에 걸리는 것입니다. 개인의 자아와 개성은 어디론가 증발해 버리고 집단적 광기가 발동을 합니다.
사실 이쯤하면 이게 우리민족만의 고질병은 아니라는 것을 아셨을 것입니다. 히틀러 휘하의 나치가 바로 이런 집단적 광기를 이용하여 인류를 파멸로 이끌었던 것을 기억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우리도 얼마 전까지 이와 매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느끼는 정도는 달랐겠지만 말입니다.
올 한해 우리 무리 짓지 말고 살아 봅시다. 무리의 일방적 결정에 따라 개인의 판단을 포기하지 말고 독자적인 사고를 견지하여 각자의 이성에 따라 선택을 합시다.
인생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외롭고 쓸쓸해서 무리를 지어 한잔 술로 이풍진 세상의 시름을 달랠지라도 거기서 그칩시다. 무리의 힘으로 이권다툼만은 하지 맙시다. 그러면 바로 아귀다툼하는 세상이 됩니다.
어느 은행 출신이면 어떻습니까.
지금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각자의 멋진 ‘오늘’을 만듭시다.
‘오늘’은 영어로 ‘Present‘라고 합니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는 뜻이지요.
<강 종 철 편집위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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