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매각과 관련, 지난 14일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가격이 인수의향서에서 제시된 매각 가격보다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 매각작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입찰가가 낮다는 것은 ‘공자금 회수 극대화’에 급급한 예금보험공사와 한화, 메트라이프생명 등 원매자측이 대한생명을 놓고 지루한 ‘가격 줄다리기’를 벌일 가능성이 짙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한생명 매각 작업은 해를 넘긴다는 상징적인 의미외에도 국내 금융산업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는 측면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14일 한화와 메트라이프생명이 대한생명 인수를 위한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생 인수사가 두 업체로 압축되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 8월 1조5000억원 규모의 공자금 투입을 계기로 3000억원의 순자산부족액과 추가 부실자산, 지난해 P&A한 현대 ·삼신생명의 자산부족액 1500억원 정도를 거의 메웠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압축되고 있는 한화와 메트라이프가 지난 14일 최종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대한생명의 실사 이전인 지난 10월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때와는 달리 훨씬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상 실사를 하고 보니 인수의향서 때와는 달리 마음이 바뀐 것. 여기에는 대한생명 보유 자산과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등이 변수가 됐다. 실사결과 주식, 채권, 대출 등 운용 자산 중 부동산 자산에서 부실규모가 예상외로 큰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시가 1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부동산 실사결과가 7~8000억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출채권과 주식, 채권 등의 자산은 상대적으로 부실규모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도 “지난 10월 인수의향서 제출때보다 최종 입찰에서 제시한 가격이 휠씬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룹에서도 자금동원력을 감안한 상태여서 원매자들이 제시한 입찰가가 정부의 입맛에 차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9월 기준으로 대한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1.3%(책임준비금 21조3800억원)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내년 2월까지는 37.5%의 소정비율을 적용 지급여력비율을 산정하지만 2월이후에는 소정비율이 50%로 높아진다. 보험사들은 소정비율이 올라간 만큼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많은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현재 대한생명 책임준비금액이 21조3800억원 인 것을 감안하면 추가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한생명 매각가를 놓고 한화, 메트라이프생명이 나름대로 계산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예금보험공사는 가격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