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 재해복구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재해복구 특수를 기대했던 SI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금융권 중에서도 재해복구의 황금어장으로 꼽히는 증권업계에서 그룹 계열사를 이용하는 대형사와 증권전산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소형사를 제외하면 SI업체들이 공략할 수 있는 ‘파이’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이에 SI업체들은 10여개 남짓한 중형 증권사들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상과 달리 SI업체들이 금감원의 ‘금융기관 재해복구 권고안’ 발표에 따른 재해복구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권고안이 발표되면서 금융권 중에서도 증권사가 재해복구의 최대 황금어장으로 떠올랐다. 증권사들은 재해 발생시 고객의 재산 손실 규모와 손실 가능성으로 따져볼 때 가장 철저한 백업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변변한 백업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은행들은 거의 다 별도의 백업시스템을 갖춰 놓은 상태고 보험사들은 24시간 이내에만 업무를 복구시키면 돼 별다른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SI업체들은 재해발생시 1시간 이내에 시스템을 복구해야 하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재해복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증권사중 대형사와 소형사 대부분이 ‘임자있는 고기’였다. 대부분 그룹에 속해있는 대형사들은 계열 SI업체를 사업자로 선택하기 쉽고 소형사들은 시스템을 아웃소싱하고 있는 증권전산으로부터 백업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사중 대신 대우 삼성은 백업센터를 구축했거나 구축중이며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LG 현대는 계열사인 LG-EDS와 현대정보기술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 한양 부국 유화 등은 백업서비스를 증권전산에서 받아야 한다.
중형사중에서도 신영 동양은 이미 백업센터를 구축 완료했으며 SK는 그룹 계열사인 SK C&C를 선택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SI업체들이 공략할 수 있는 곳은 동원 세종 한빛 등 10개 남짓이다.
한 SI업체 관계자는 “SI업체들에게 재해복구 시장은 ‘빛좋은 개살구’”라며 “재해복구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은 솔루션 업체들”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