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의 가장 큰 외적변수는 정부정책이다. 카드시장이 활성화되고 카드 사용액이 IMF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20~30%성장을 거듭해온 배경에는 정부의 규제완화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가맹점 공동 이용제, 소득공제, 복권제, 사업자 의무가맹제 등의 제도변화는 카드시장 초호황의 견인차로 평가받고 있다. 카드시장에 대한 정부정책은 공정한 과세와 재정 확보 차원에서 카드 사용을 촉진한다는 대전제 하에 시장의 팽창단계에서 유발되는 부작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 정책변화 상존
정부는 지난 5월초 ‘신용카드업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통해 황금시장으로 떠오른 카드업에 대한 현황 및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주요내용은 5가지로 요약된다. 신규진입 요건 강화를 통한 대기업 진출 규제, 가판영업 금지, 현금대출 위주의 영업행태 개선, 수수료율 인하, 건전성 강화 등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지난 7월 ‘여신전문금융업의 인허가 지침’을 개정, 오히려 카드업에 대한 진입규제를 완화했다. 당시 금감원은 15만명 이상의 금융거래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 않더라도 회원확보 계획만 있으면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키로 했고 800억원의 현금확보 항목도 자금조달 계획으로 대체했다.
또한 재벌계 카드사의 가판 영업과 관련해서는 지난 7월 규제개혁위원회가 금감위의 ‘가두 모집 금지’안을 부결, 상당한 마찰을 빚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판영업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한 카드사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금대출 비중 축소에 관해서도 업계의 반발과 규제법 개정의 문제로 일단 제외했다. 결과적으로 현금서비스 위주의 영업형태 개선과 수수료 인하 유도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변화가 남아있는 문제다.
■ 현금서비스 규제 가능성 낮아
현금서비스 위주의 영업행태 개선은 카드사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 변수다.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등의 잔액이 결제서비스여신 잔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 99년 현금서비스 한도 제한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면서 총 신용카드 사용금액에서 현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64.6%, 올 상반기 63.1%로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현금서비스 위주의 영업을 제한하려는 데는 신용불량자 양산 및 연체채권 급증이 초래하는 위험을 막으려는 의도가 강하다.
그러나 카드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극단적인 규제 강화로 선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향후 리볼빙 제도의 활성화에 따른 현금서비스 수요 흡수, 단기 소액대출 수요자의 사금융 이동 유발, 카드업계의 자율적인 한도 관리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현금서비스 비중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현금대출과 신판 및 할부결제 여신이 각각 18조3000억원과 10조4000억원으로 175%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올 6월말 기준 몇몇 카드전업사의 현금대출 비중은 ABS와 매각자산까지 포함해 평균 200%가 넘는다.
따라서 현금대출 비중은 금감원이 발표한 수치와 크게 차이가 난다. 더욱이 일정기간 유예를 둔다해도 현금대출 규모를 적게는 3조원(국민카드), 많게는 8조원(LG카드)까지 줄여야 한다.
■ 수수료 인하는 불가피
정부는 직·간접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대한 압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수수료 인하의 가장 핵심 이유는 조달금리 하락. 지난 99년중 카드사의 평균 조달금리가 10%를 넘는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7%대까지 하락했다. 이미 카드업계는 지난 5월 평균적으로 약 10~15%(3~4%P)의 수수료 인하를 단행했다.
또한 하반기에도 조달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연말 경에 삼성, LG카드를 중심으로 현금서비스 수수료와 연체율의 약 5~10%(2~3%P)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수료 인하를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카드업계 자율적으로 수수료율 하락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사의 수수료율 비교 공시 의무화, 수수료율 적정성 검토, 신규진입 허용 등이 좋은 예다.
하지만 수수료율 인하는 카드사 영업에 결정적 타격을 주는 것으로 정부의 의도대로 자율적인 수수료율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제공 : LG투자증권>
< 올 6월 신용카드 사용액 기준 자산 비중 >
(단위 : 억원, %)
/ / 신용판매(A) / 대출서비스(B) / 총카드사용액 (C) / 대출서비스비중 (B/C) / 신판대비대출비중 (BA)
/ / 현금서비스 / 카드론 / 계
/ 삼성카드 / 152,102 / 234,806 / 41,648 / 276,454 / 428,556 / 64.5 / 181.8
/ LG카드 / 133,770 / 254,356 / 39,108 / 250,730 / 384,500 / 65.2 / 187.4
/ 국민카드 / 96,617 / 211,622 / 7,832 / 211,622 / 308,239 / 68.7 / 219.0
/ 외환카드 / 35,154 / 61,621 / 7,574 / 69,195 / 104,349 / 66.3 / 19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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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