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증시가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주식형펀드를 운용할 매니저가 없어 투신사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주식 상승기에 적합한 성장형 펀드는 이를 운용할 매니저가 거의 없어 요즘 같은 시장 여건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신사들이 대우사태 이후에 잘못된 운용전략을 바로 잡는 차원에서 팀제 운용을 강화하면서 액티브펀드 매니저들의 역할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성과 평가로 인한 매니저들의 퇴출과 자문사로 매니저들이 대거 이직하면서 적극적인 주식운용을 할 수 있는 매니저들의 기반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신사 관계자는 “과거 주식이 활황이었을 때는 액티브한 펀드매니저들이 주도를 하다가 약세장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종목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바텀업 운용전략으로 운용틀이 바뀌었다”며 “그러다보니 주가지수와 연동해 안정적인 운용을 지향하는 인덱스형으로 운용틀이 한 방향으로 너무 급격하게 변해 다양한 운용의 색깔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하지만 내부 여건 상 호기를 제대로 못살리고 있다는 것.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운용의 툴이 다양하지 못하고 한 방향으로만 운용을 하다보니 시장에 맞는 운용 전략 수립은 물론 관련상품의 출시에 상당한 애로가 따른다”며 “중요한 것은 시장의 추이를 좇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다양한 운용의 패턴을 인정해주는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운용이 다양하다보면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 고객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적기에 제대로 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액티브펀드를 운용할 시점인데도 눈을 씻고 봐도 역량급 있는 매니저들은 이미 제도권 밖에 있거나 자문사로 독립하는 등 인력기반이 너무 취약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수한 인적 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활성화되려 해도 이를 제대로 운용할 인력이 없다는 것은 투신사의 또다른 한계를 보여 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