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극히 부정적이다. 창구의 서비스 개선없이 수수료 인상에만 몰두하는 것은 고객을 ‘봉’으로 여기는 처사라는 반응들이다. 고객들은 금융권의 경영환경은 변화하고 있지만 서비스만큼은 ‘제자리 걸음’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은행의 수수료는 자체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더 올려야 한다. 그래야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고,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마련해 토라진 고객의 마음을 달랠 수 있다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환전업무만을 놓고 볼 때 환전수수료 전액을 받아도 역마진이 발생한다. 통상 500달러 환전에 1만1500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500달러 환전에 은행이 투입하는 비용은 1만2200원 안팎이다. 여기에 은행간 경쟁 심화로 부대서비스 제공하는 것을 감안하면 환전업무 자체만으로는 은행에 손해나는 장사다. 다른 업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저원가 자금인 요구불 예금 비중 감소로 은행 조달원가가 상승하고 막대한 정보기술(IT) 초기 투자비용 회수를 위한 가격 재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기업 관련 영업축소에 따른 대출수요 급감도 수수료 인상요인이다.
단, 고객들에게 달라진 금융업무 환경과 이에 대한 홍보는 강화해야 한다. 수수료를 올려도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굳이 창구에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 전화, 휴대폰, PDA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그래도 미심쩍어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고객이 있으면 자동화기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한다. 현재 은행에 설치된 자동화기기는 최소한 한글만 읽을 수 있으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졌다.
어차피 은행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 수익을 높이면서 기존의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시장을 확대하는 묘수를 먼저 찾는 은행이 결국 최종승자로 남을 것이다.
은행이 수수료를 더 올리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높아진 서비스를 체감함으로써 올라간 수수료에 이의를 달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은행의 살 길 또한 열릴 것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