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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銀 합병說 배경은…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11-25 19:44

뉴브리지, ICA 중재 불리하자 타개책으로 모색한 듯

풋백금액 감소 불가피…제일銀 이미 2000억 자진철회



제일은행의 합병 모색은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와 풋백옵션 지급여부를 놓고 국제상사중재위(ICA)에 중재신청을 낸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소문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고려했을 때 배제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제일은행은 지난 3월 계약당사자인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ICA에 중재를 신청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예보가 지급 거절한 1조3000억원의 채권에 대한 풋백옵션을 인정하라고 ICA에 신청했지만 그 다음부터의 행동이 석연치 않다.

■ 판결따라 수천억 왔다갔다

ICA 중재신청 직후 뉴브리지는 스스로 1000억원, 뒤이어 또 590억원을 철회하는 등 현재 중재위에 걸려있는 중재채권 규모는 1조1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뉴브리지의 이러한 행동이 중재판결이 자신들에게 불리해질 것을 예상, 스스로 고개를 숙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뉴브리지는 애초 5조9000억원의 풋백옵션을 인정하라고 예보에 신청했다. 이를 토대로 각종 경영목표, 기대투자수익률등을 산정했지만 실제 예보는 1조3000억원을 제외한 3조6000억원을 지급했던 것.

ICA의 최종 결정은 늦어도 12월중에 나올 전망인 가운데, 오페라본드 발행을 위해 지난 25일 출국한 관계자들은 프랑스 소재 ICA를 들러 중재 진행 상황을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뉴브리지가 연간 3000억원 정도씩 3년간 1조원 가량의 수익을 목표로 한 것같다”며 “예보와의 이번 중재가 만일 실패로 끝날 경우 경영목표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중재에 따라 양측이 얻거나 잃을 수 있는 금액은 최소 1000억원대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재 결과에 따라 어떤 채권에 대해서는 풋백옵션 자체가 인정되지 않거나, 어떤 채권에 대해서는 풋백옵션 지급시기가 연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럴 경우 수천억원의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반대로 전체적으로 제일은행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뉴브리지가 애초 중재위에 신청한 1조3000억원중 2000억원을 미리 제외한 것을 감안하면 중재 결과가 그다지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우리 정부는 일단 뉴브리지의 풋백옵션중 1조3000억원을 지급거절함으로써 제일은행이 자진 철회한 2000억원 상당의 이득을 보고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에 목표수익률 자체 및 수익 실현시기가 늦어질 수 밖에 없는 뉴브리지가 자구책으로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합병파트너를 물색해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는 하나은행 대주주인 알리안츠등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국민銀 탄생등 시장급변

물론 뉴브리지가 합병을 모색하고 있는 원인을 다른 데서 찾을 수도 있다. 제일은행을 인수했을 당시와 현재의 국내 은행산업 시장은 현격히 다르다. 합병 국민은행이 탄생, 시장에 파괴력을 행사하는 등 가뜩이나 원하는 대로 영업이 되지 않는 제일은행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뉴브리지가 수익실현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IPO도 목표한 수익을 줄 수 없을 것이고, 또 전략적 제휴를 통한 지분 양도도 만만치 않게 된다.

여하튼 제일은행이 IPO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지분양도에 앞서 합병을 물색하게 된 데는 이런 여러가지 정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하나 제일은행이 모두 합병부인 공시를 냈지만, 제일은행과 우리 정부와의 국제상사중재위의 최종 판결이 나는대로 두 은행이 합병을 정식 인정할 가능성도 높다. 국제기관에 중재를 신청한 기관이 합병을 인정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에 대한 최종 결과가 있어야 제일은행의 순자산가치가 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대주주간 이해관계에 따라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제일은행 코헨행장은 최근 이와 관련 “뉴브리지는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갖고 있다”라며 자본 조기철수를 부인했다. 물론 이 말은 합병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 합병을 하더라도 지분은 교환비율에 따라 보유하면 된다.

■ 제일 전략변화시 서울에 불똥

이근영 금감위장의 ‘합병’ 발언에 따라 터진 ‘은행 합병설’의 불똥이 서울은행으로 튈 가능성도 높다. 만일 하나+제일은행 등과의 합병이 당국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경우, 국내 매각을 추진하던 서울은행을 하나은행, 신한금융 등에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금감위장은 이미 “서울은행의 기업매각은 어려우며, 금융전업그룹에 넘겨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교보를 제외하곤 마땅한 금융전업그룹이 은행권중에 하나 신한등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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